추미애 법무부 장관/연합뉴스
연일 문재인 정부와 여권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자신의 아들의 ‘군 복무’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의 입장을 전하면서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과와 관련, “해야 할 얘기는 모조리 빼놓고 엉뚱한 얘기만 한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사과’를 하긴 했는데, 도대체 ‘왜’ 사과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 이유는 나와 있지 않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얘기는 뭐 하러 하고, 이 맥락에 검찰개혁 하겠다는 얘기가 왜 필요한가. 도대체 그게 사안과 무슨 관계가 있나”라고 지적한 뒤 “자신은 원칙을 지켰단다. 원칙을 지켰는데, 왜 사과를 하나. 칭찬해 달라고 해야지”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또한 “불필요한 얘기만 줄줄이 늘어놓고 정작 해명이 필요한 부분들은 다 생략해버렸다”고 쏘아붙이면서 “장관님께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해명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짚어 드리겠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의원실의 보좌관이 왜 아들 부대로 전화를 하나”라면서 “보좌관은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그런 보좌관에게 아들의 뒤치다꺼리 시킨 것은 공적 자원의 사적 유용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국방부 민원실엔 왜 전화를 하셨는지도 말씀하셨어야 한다”면서 “아드님은 성인이고, 산소호흡기를 끼고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던 것도 아니다. 부대에선 ‘다음부터는 이런 건 네가 직접 하라’고 지도했다는 말이 나온다. 외압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얘기”라고 적었다.
전 전 교수는 이어서 “통역관 선발을 둘러싼 청탁에 관해서는 증인이 최소한 세 명이 존재한다. 그들이 일관되게 청탁이 있었다고 증언한다”며 “그런데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아드님이 통역관 선발을 원한다는 사실을 대체 어떻게 알았겠나”라고 물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는데, 도대체 ‘무엇’으로 심려를 끼쳤다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며 “사과문을 보면 잘못하신 게 하나도 없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사과를 받더라도 그게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정도는 알고 받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맹비난했다.
덧붙여 진 전 교수는 “점입가경이다”라며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더니, 이젠 포크레인을 부른다”고 일침을 가했다.
전 전 교수는 또한 곧이서 올린 다른 글에서는 “‘검찰개혁’이 대깨문 종족의 토템이 된 느낌, 문재인 청와대에서 발급하는 면죄부”라면서 “그것만 있으면 뭔 짓을 해도 욕먹을 일 없다. 다 용서가 된다”고 썼다.
앞서 추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올려 “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리고 있다. 먼저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추 장관은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인내하며 말을 아껴왔다.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면서 “아들은 검찰 수사에 최선을 다해 응하고 있다.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논란이 되고 있는 아들의 휴가 의혹에 대해서는 “제 아들은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도 엄마가 정치적 구설에 오를까 걱정해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다”고 말한 뒤 “군 생활 중 오른쪽 무릎도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왼쪽 무릎을 수술했던 병원에서 오른쪽 무릎을 수술받기 위해 병가를 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추 장관은 “병원에서 수술 후 3개월 이상 안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지만, 아들은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부대로 들어갔다. 물론 남은 군 복무를 모두 마쳤다. 이것이 전부”라며 “군대에서 일부러 아프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군은 아픈 병사를 잘 보살필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의 치료를 권하고 있어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일각의 의심대로 불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검찰이 수사하고 있고 저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거듭 절차상의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또한 “제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그런데 아들마저 두 다리를 수술받았고 완치가 안 된 상태에서 부대로 복귀했다”면서 “어미로서 아들이 평생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지는 않을까 왜 걱정이 들지 않겠나. 그러나 대한민국 군을 믿고, 군에 모든 것을 맡겼다. 아들은 대한민국의 다른 아들들처럼 치료 잘 받고, 부대 생활에 정상 복귀하여 건강하고 성실하게 군 복무를 잘 마쳤다”고도 썼다.
덧붙여 추 장관은 “거짓과 왜곡은 한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상황 판단에 잘못이 있었으면 사죄의 삼보일배를 했다. 저와 남편, 아들의 아픈 다리가 국민 여러분께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고난을 이겨낸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더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뒤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도 스스로를 되돌아보겠다. 저의 태도를 더욱 겸허히 살피고 더 깊이 헤아리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또한 “검찰개혁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한다”며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