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명예훼손 민사소송과 관련해 ”소장 내용은 웃음이 나오는 수준”이라며 “완전히 코미디다. 잔머리 굴리는 게 앙증맞기도 하고, 저는 분명히 김용민 의원한테 소를 취하할 기회를 줬다”고 재차 비꼬았다.
앞서 진 전 교수와 김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조국 똘마니’란 표현을 둘러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김 의원은 진 전 교수를 향해 “사과하면 고소를 취하한다”고 밝혔지만, 진 전 교수는 사과하지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은 “사과할 기회를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회를 차 주셨다”며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 무기가 되어버린 말의 대가를 잘 치르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정권 사람들이 ‘무관용’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것은 이들의 철학이 애초에 자유주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기들이 야당일 때는 볼테르 인용해 가며 열심히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외치다가, 권력에 올라서면 생각이 홱 달라지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올린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진 전 교수는 “(소장 내용은) 내가 ‘김용민이 라임 비리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이라며 “당시 김용민은 의원도 아니고 그냥 노바디(nobody, 아무도 아닌 사람)였는데, 라임에서 뭐하러 그 친구를 로비 대상으로 삼냐”고 조소했다. 그는 “요즘 정권 사람들이 ‘무관용’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것은 이들의 철학이 애초에 자유주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들이 야당일 때는 볼테르를 인용해 가며 열심히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외치다가, 권력에 올라서면 생각이 홱 달라지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결국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외쳤던 것은 철학의 표현이 아니라 전술적 기동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소송전을 남발하죠? 그것은 이미 특권과 비리를 정당화하는 기득권층이 됐으면서도 머릿속이 여전히 자신들이 정의의 사도라는 허위의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진 전 교수는 “나중에 소장과 저의 답변서를 공개하겠다. 완전히 코미디”라며 “저는 분명히 김용민 의원한테 소를 취하할 기회를 줬다”고 강조했다.
/김경림기자 forest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