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서도 각종 야채 등을 키울 수 있는 식물재배기 시장이 조만간 20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이 표고버섯 등 버섯을 집에서 쉽게 재배할 수 있는 버섯전용 재배키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도 버섯 재배키트는 있었지만 국내 최초로 키트안에 전용거치대를 개발·설치해 수분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변 오염 가능성을 없앴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더채움은 지난 5월 표고버섯 재배키트인 ‘아이버섯키트’를 출시한 후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버섯키트를 개발한 더채움의 서효영(사진)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0)로 자녀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에 착안해 반려동물처럼 집안에서도 손쉽게 반려식물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 버섯 재배키트를 개발해 냈다. 지난 2018년부터 대규모 버섯재배를 구상하다 코로나로 새로운 시장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13일 본지와 만난 서 대표는 “코로나로 바깥활동을 하지 못해 생기는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접하고 나서 키우기 어려웠던 버섯을 집안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다”며 “코로나가 오히려 기회를 준 셈”이라고 말했다.
버섯은 7일 정도면 성장을 마칠 정도로 매일 매일 자라는 것이 눈으로 확인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신기해 하며 재배에 몰입해 정서순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서 대표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버섯을 보면서 아이나 어른이나 우울한 기분을 극복할 수 있다”며 “특히 다 자란 버섯을 먹을 수도 있어 ‘설마’ 하며 키트를 사 갔던 고객들이 본전을 뽑았다며 다시 구매를 해 간다”고 활짝 웃었다. 어린 자녀들일수록 성장이 더딘 식물보다는 버섯처럼 성장 속도가 빠른 식물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더구나 수분공급 과정에서 물이 흘러내려 주변을 오염시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전용거치대를 키트에 장착한 게 ‘신의 한수’가 됐다. 관련 장치는 특허출원을 했다.
서 대표는 “버섯재배 방법을 전혀 몰라도 키트를 구입해 물만 잘 뿌려 주면 누구나 쉽게 풍성한 버섯을 볼 수 있다”며 “가정이나 사무실 등 어디서나 버섯키우기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개 키트에 버섯을 3번 정도 키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더채움은 지난 5월 버섯키트를 출시한 이후 매출이 5배나 늘었다. 이와 함께 더채움은 식혜 제조기도 개발해 상용화했다. 갖가지 아이디어로 무장한 서 대표의 활약이 기대된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