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자필 옥중편지’를 통해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일부 타락한 특수부 검사들의 부패와 사익 추구 행위를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22일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해 “김씨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 검찰의 타락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김 전 회장의 편지에 나온) 금품수수와 향응, 영장발부 기각 청탁, 도주 당시 검찰 관계자의 권유와 조력, 이 모든 것들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을 만한 행위들”이라고 규정하면서 “특히 변호사가 술접대에 참석한 검사의 라임 사건 수사팀 합류를 예측했고 실현된 것은 전·현직 특수부 검사들의 카르텔이 얼마나 강고하게 형성돼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일부 특수부 검사들의 부패와 비리가 얼마나 만연해있는지도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들만의 권력을 구축해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었다”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는 “정치검사의 표적수사, 짜맞추기 수사는 정치 공작수준”이라면서 ‘A변호사가 여당 정치인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 후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했다’고 한 김 전 회장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김 전 회장이) 야당 정치인 관련 청탁 사실을 진술했음에도 어떤 조사도 진행이 안된 반면, 여당 정치인은 라임펀드와 관련없다고 수차례 얘기했음에도 현재까지도 6개월 걸쳐 진행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또한 “검찰은 개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은 정치검찰, 부패검찰이라는 오명으로부터 검찰을 개혁하는 출발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은 좌고우면말고 26일까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거듭 압박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1일 공개한 2차 입장문 중 일부./사진제공=김 전 회장 변호인
앞서 김 전 회장은 전날 옥중에서 ‘2차 입장문’을 통해 검찰을 상대로 영장 기각을 청탁해 성공했고, 지난 연말 도주 과정에서 검찰의 도움을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김 전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은 횡령 혐의 등으로 지난해 말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하다가 올 4월 서울 성북구에서 경찰에 체포됐으며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1차 입장문에서 ‘지난해 7월 전관 A변호사를 통해 검사 세 명에게 술 접대를 했다’고 밝힌 기존 주장도 ‘확실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예전 대우해양조선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며 “(최근 법무부 감찰 조사를) 받을 당시 사진으로 이미 두 명을 특정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나는) 6개월 동안 검찰에 충성을 했고 거의 수사팀의 일원이었다”며 “(그러면서 겪은) 수없이 많은 부당한 사례들이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야당 정치인 관련 청탁 사건’은 실제로 로비가 이루어졌음을 직접 들었고 보았으므로 검찰 면담과정에서 말했는데 그 어떤 조사도 내게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발표한 1차 입장문에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를 통해 우리은행 측에 로비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반면 여당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는 ‘짜맞추기’ 식으로 무리하게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당 정치인들은 라임펀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검찰에) 수차례 얘기를 했음에도 6개월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며 “‘저의가 있다’는 의혹이 나올까 조심스럽지만 명확한 사실관계를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보도 이후 검사 면담 당시 (검사가) ‘증언을 아주 잘했다’고 칭찬해줬다”고도 했다. 김 전 회장은 8일 법정에서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강 전 수석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증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