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며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대표기업인 LG화학(051910) 주가가 치솟고 있다. 선거가 윤곽을 드러낸 후 이틀간 10% 넘게 급등하며 시가총액도 다시 50조원을 회복하는 등 그동안 주가를 짓눌러온 ‘물적분할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들은 하루에만 3,697억원 순매수에 달하는 역대급 매수세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35%(4만3,000원) 오른 7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LG화학의 시총은 50조8,265억원으로 코스피 상위 4위를 기록했다. LG화학 시총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배터리 사업부문의 물적분할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지난 9월15일 이후 처음이다.
LG화학은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던 배터리 사업부문의 물적분할 소식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9월17일 이후부터 쏟아진 개인투자자들의 실망 매물 탓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적 개선 등에 주목한 외국인들의 매수가 이어지며 주가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특히 지난달 3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이 확정되자 이날 하루에만 6.14%가 하락해 61만1,000원까지 주가가 내려앉았다.
하지만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확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 대선의 승기가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바이든으로 기우는 모습이 뚜렷해지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다. LG화학은 미 대선이 치러진 3일 이후에만 15% 이상 급등세를 보이며 8월 말 기록했던 최고가 76만8,000원의 94%까지 회복했다.
LG화학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다. 특히 외인들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3,697억원치를 순매수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7,928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순매수의 절반가량이 LG화학에 쏠렸다는 말이다. 반면 개인은 4,342억여원을 순매도하는 등 여전히 ‘팔자’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도 글로벌 1위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업인 LG화학이 바이든의 친환경·신재생에너지의 정책 수혜를 받을 대표 기업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당선 후 4년간 2조달러(약 2,300조원)를 친환경 정책에 투자해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으며 미국 내 50만개의 전기자동차 충전소 건설계획 등을 제시했다. 또 LG화학은 내년에도 실적이 크게 상향되리라는 전망치가 나오고 있고 유럽 등 글로벌에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등 기업 가치 측면에서 악재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주춤했던 중국·미국에서의 2차전지 수요가 다시 늘고 있으며 유럽의 전기차 선호도 역시 더 강해질 전망”이라며 “유럽 내 LG화학의 점유율 역시 전년 대비 9%포인트 상승한 42%를 기록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