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 행사 전경. /사진제공=아트부산&디자인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진화’를 택한 아트페어 ‘아트부산&디자인’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바라는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 봄 행사를 연기해 규모를 줄인 대신 행사명을 ‘아트부산&디자인’으로 바꾼 제9회 아트부산이 지난 5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안전강화를 위해 행사 규모를 줄여 국내외 최정상급 갤러리와 엄선된 신진 갤러리 등 70여 화랑들만이 참가한 점이 올해 행사의 특징이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세와 시장 침체, 8월의 코로나 재확산 등의 위기를 거치는 동안 광주·서울 등지의 굵직한 비엔날레가 내년으로 연기되고 국내 최대규모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키아프)가 온라인 개최로 대체되는 등의 시련을 넘긴 후 본격 ‘대면’ 아트페어 재개를 알린 자리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조현화랑은 대규모 설치작업 프로젝트인 ‘엑스페리먼트’를 통해 숯의 작가 이배 작품을 선보였다. /사진제공=아트부산&디자인
이번 ‘아트부산&디자인’에는 국내 정상급 화랑인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가나아트, 조현화랑, 더페이지갤러리, 리안갤러리 등이 참가했고 신진 화랑인 휘슬, 디스위켄드룸, 에브리데이몬데이 등이 처음 참여해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부산을 대표하는 조현화랑은 대형 설치작업 프로젝트인 ‘엑스페리먼트(Experiment)’를 통해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작가 이배의 대형 드로잉과 높이 3m의 브론즈 조각,거대한 한지 바닥 위에 숯 조각을 놓는 설치작업을 최초로 공개했다.
오스트리아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이 선보인 게오르그 바셀리츠의 ‘‘프랑스의 엘케Ⅲ (Elke in Frankreich Ⅲ)’. /사진제공=아트부산&디자인
해외 여행이 불가능해 발 묶였던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쟁쟁한 외국 갤러리들의 참여가 반가운 현장이었다. 세계 미술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인 오스트리아의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Galerie Thaddaeus Ropac)가 선보인 독일 거장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120만 달러(약 14억원) 짜리 회화 ‘프랑스의 엘케Ⅲ (Elke in Frankreich Ⅲ)’는 이번 아트페어의 최고가 출품작으로 시선을 끌었고 개막 첫날 새 주인을 찾아가 화제를 모았다. 한국 아트페어에 처음 진출한 뉴욕의 글래드스톤 갤러리를 비롯해 서울에 지사를 둔 리만머핀 갤러리 등이 주목을 끌었고, 지난해 한남동에 분점을 마련한 LA의 베리어스 스몰 파이어(Various Small Fires)갤러리는 부산을 주제로 한 전시를 선보였다.
서울 지사를 둔 리만머핀갤러리가 출품한 이불 작품. /사진제공=아트부산&디자인
한편 주최 측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일반적으로 하루만 진행하던 VIP 프리뷰를 이틀간 나누어 진행했고 현장 판매 일반 입장권을 하루 1,000장으로 제한해 하루 관람객을 2,000명으로 제한했다. 현장 전시 투어 대신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라이브 랜선 투어를 실시했고, 도슨트 5인이 출품작을 소개하고 질문에 답하는 방식의 ‘실시간 소통’을 진행했다. 별도로 마련한 ‘온라인 뷰잉룸(OVR)’에서는 작품 관람에서부터 구매까지 가능하게 했고, 온라인 온리(Online Only) 섹션, 3D 전시 투어, 증강현실(AR) 기술 통한 작품 체험 등을 마련했다. 손영희 아트부산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미술계가 온라인으로의 대대적 전환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부산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해외 컬렉터 및 기관 관계자들이 각자 집에서 최대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혼합 형태의 페어를 마련했다”면서 “특히 올해 참가를 확정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물리적 참여가 불가능해진 해외 갤러리 10곳의 ‘온라인 온리’ 섹션도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뷰잉룸은 오프라인 아트페어가 폐막하는 8일 이후에도 관람이 가능하며 20일까지 활동을 이어간다.
/부산=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