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녹색랠리'에 "숨은 친환경주 찾아라"

[美 바이든 시대]
정부 선정 그린뉴딜 유망기업 6곳
바이든 효과에 평균 7.64% 상승
소부장·코스닥 상승률 앞질러
강력한 정책·예산 지원 힘입어
성장가능성 높아 추가상승 판단
"적자기업 있어 선별투자 해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친환경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숨어 있는 친환경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가 유망기업으로 선정한 ‘그린뉴딜 스타트업·벤처’ 상장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선정한 ‘그린뉴딜 유망기업’ 41곳 중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6곳으로 이들 기업의 주가는 유망기업으로 선정된 후 현재까지 평균 7.6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열·수열 냉난방시스템 기업인 지엔원에너지(270520)가 3일 이후 12.57% 올랐고 SCR 탈질촉매 기업인 나노(187790)는 10.11% 급등했다. 이외에 에코프로(086520)(7.18%), 소부장 강소기업으로도 선정된 아모그린텍(125210)(5.75%), 엔케이(085310)(5.42%), 자회사인 인선모터스가 유망기업으로 선정된 건설·자동차해체 및 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060150)(4.78%) 등 모든 기업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기업의 강세는 우선 최근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탄소중립, 탄소 저배출 인프라 구축,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생산 확대 등 바이든 당선인의 공약이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부터 주요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 신성이엔지(011930)는 4일 종가 대비 현재 주가가 43.54% 급등했고 씨에스윈드(112610)도 3거래일 만에 32.22% 치솟았다. 태양광업체 한화솔루션(009830)과 OCI(010060)도 각각 22.25%와 15.75% 상승했다.

여기에 정부가 이들 기업을 ‘그린뉴딜 유망기업’으로 선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안정감을 보완해준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은 환경·에너지 분야 유망기업 100곳을 선정해 녹색산업 육성 정책자금 1조9,000억원, 신재생에너지 기업 특별보증 5,000억원 등 총 2조4,000억원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사업이다. 현재는 연 매출이 1,000억원 미만인 기업이지만 강력한 정부의 정책과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정부가 1차 선정한 소부장 강소기업 54곳 중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6개 기업의 선정 이후 주가 상승률은 이날까지 평균 43.96%를 기록하면서 정부 정책 지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소부장 등 정부의 중점 사업인 경우 민간에 대한 지원이 계속될 수 있어 주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뉴딜에 대한 전망도 괜찮은 편이다. 올 5월 이후 급등한 주가에 부담을 느낄 여지는 있겠지만 정부의 의지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추가 수익 기회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서충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주가가 많이 상승했지만 한국판 뉴딜은 5년간 16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의 장기 프로젝트”라며 “향후 추가 수익의 기회를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선정된 그린뉴딜 유망기업의 경우 기업의 규모가 적은데다 실적 역시 많지 않고 적자 기업도 있는 만큼 대상을 잘 선별해 투자 결정을 할 필요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선정된 6곳 중 증권사가 분석하는 기업은 1~2곳밖에 없어 투자자들이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기업의 성장성과 재무적 안정성 등을 잘 살펴보고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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