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딥노이드 상장 심사 청구…‘AI 플랫폼’으로 투심 잡을까

이르면 내년 상반기 상장 기대
상장주식수 429만주, 30만주 공모로 조달
의료 진단 넘어 'AI 플랫폼'으로 투심 공략


인공지능(AI) 전문 기업 딥노이드가 상장 일정에 공식 돌입했다. 그동안 의료 진단 AI 기술을 앞세워 성장한 딥노이드는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 AI을 접목하는 ‘AI 플랫폼’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상장한 동종 업체 제이엘케이(322510)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딥노이드는 최근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 429만 997주의 약 7%인 30만주를 공모로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심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상반기 수요예측, 일반 청약을 마치고 코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이다.



2008년 설립된 딥노이드는 지금껏 AI 의료 진단 서비스로 성장해 왔다. 동맥류 진단 AI 소프트웨어 ‘딥뉴로(DEEP:NEURO)’ 및 폐질환 진단 AI 소프트웨어 ‘딥체스트(DEEP:CHEST)’, ‘딥렁(DEEP:LUNG)’ 등 의료 진단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했다. 과거 의사가 육안으로 판독, 병명을 진단했다면 딥노이드는 AI가 딥러닝 등을 통해 축적한 빅데이터로 병명을 판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확도가 높을 뿐 아니라 최근 비대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미 94억 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에 성공했으며 아주IB투자, LB인베스트먼트 등 유력 재무적투자자(FI)들이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의료 진단 AI 기술로 성장해 왔지만 앞으로는 AI 플랫폼 기업으로의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 분야를 넘어 각종 산업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공항 보안 검색에 AI를 결합, 영상을 자동 판독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딥노이드 측도 “기술영역을 의료 분야에서 산업 분야로 확장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딥노이드의 AI 플랫폼 비전이 투자자들에 통할지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AI 의료 솔루션 기업으로는 처음 상장에 도전한 제이엘케이는 뇌경색 분석 솔루션인 ‘JBS-01K’ 등을 앞세웠지만 IPO 흥행에는 실패했다. 당시 최대 1만 4,500원의 공모가를 제시했는데 수요예측 경쟁률이 70 대 1에 그치며 공모가를 9,000원으로 확정한 것. 상장 후 1년이 지난 현재 주가는 약 1만 원으로 공모가 대비 10% 가량 늘었지만 다른 상장 새내기주들의 성장세에 비해선 다소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의료 AI 만으로는 공모 시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몸 값이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AI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는 플랫폼 경쟁력을 보여줘야 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딥노이드가 본격적인 IPO 일정에 돌입하면서 다른 AI 의료 진단 기업들의 상장 일정도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코스닥에 오른 제이엘케이 외 가장 빠른 상장 가능성을 보이는 회사는 뷰노다. 이미 거래소의 심사를 마치고 공모를 준비 중이다. 이 밖에 루닛도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전립샘암 진단 업체 딥바이오도 IPO를 추진 중이다. IPO가 활성화되면 투자금 회수가 용이해지기 때문에 AI 의료 기업에 대한 IB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