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23일 발표한 ‘1차 긴급 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에 따르면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증가한 신용카드 매출액은 약 4조 원이었다. KDI가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에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았을 경우 예상되는 매출액 추이와 지급 이후 매출액 추이를 비교한 결과 전체 투입 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었다. 한 가구가 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받았다면 26만~36만 원 정도만 더 썼다는 의미다. 1차 재난지원금은 대부분 사용 기한이 정해져 있는 소비 쿠폰 형태로 지급됐지만 기존에 소득으로 했을 소비를 지원금으로 대체한 경우를 제외했다.
업종 간 재난지원금 효과도 차이를 보였다. 의류·가구 등 내구재는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여행·사우나 등은 재난지원금 지급 후에도 매출이 계속 감소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전후 매출(전년 동기 대비)을 비교하면 의류·잡화는 -17.8%에서 11.2%로, 가구는 -3.5%에서 19.9%로 증가했다. 반면에 여행은 -61.1%에서 -55.6%로, 사우나는 -26.3%에서 -20.9%로 효과가 적었다. 지원금의 효과도 오래가지 못했다. 매출 증대 효과는 지원금 지급 직후 한 달간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소득으로 발생했을 소비를 당겨 써 8월 초에는 소비가 줄었다.
오윤해 KDI 연구위원은 “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할 상황에 대비해 경제주체별 피해 규모에 대한 자료를 사전에 수집·분석해 피해 계층을 신속하고 정밀하게 식별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