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얀센 백신은 '임상 중'…"내년말 이전 접종 완료 힘들듯"

[코로나19 3차 대유행]
■정부 "2,600만명분 백신 확보"
임상 안끝난 백신 일정확정 어렵고
화이자 실제접종은 3분기 지나야
전문가 "집단면역까지 6~7개월
내년 겨울까지 방역유지 불가피"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화이자·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을 완료해 한국은 총 2,600만 명분의 백신을 확보하게 됐다. 각 백신은 내년 1·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이전에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확보한 백신들 가운데 얀센 백신은 아직 임상이 진행 중이어서 언제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 접종이 가능할지 불확실하다. 게다가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실제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화이자 백신은 내년 3·4분기에나 국내 도입이 가능해 실제 접종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백신 도입이 늦어져 예방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확진자와 백신 접종 추세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년 말까지 현재의 코로나19 방역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양동교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24일 “화이자 2,000만 회(1,000만 명)분, 얀센 600만 회(600만 명)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미국·영국·캐나다 등 전 세계 주요 국가들뿐 아니라 중남미·중동 지역에서도 접종을 시작한 상태로 개발 속도가 빠르다. 임상에서 95%의 예방 효과를 나타냈지만 1회 접종 비용이 19.5달러(2만 1,500원) 수준으로 다른 백신에 비해 비싼 편이다. 또 백신을 유통할 때 -70도 이하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얀센이 개발 중인 백신은 이미 1,000만 명분의 계약을 완료한 아스트라제네카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벡터(전달체) 방식의 백신이다. 정부는 당초 얀센 백신 400만 명분을 구매할 계획이었으나 제조사의 협력으로 최종적으로 200만 명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 백신의 가격은 10달러(1만 900원)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비해 2~3배 비싸지만 1회만 접종해도 효능을 낼 수 있다. 다만 화이자·모더나 백신과 달리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어서 언제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아 실제 접종이 가능할지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은 총 3종, 2,600만 명분의 코로나19 백신 구매 계약을 완료했다. 양 국장은 “아스트라제네카는 내년 1·4분기에 국내 도입되고 얀센은 2·4분기, 화이자는 3·4분기에 도입될 예정”이라며 “접종 계획은 추후 세부적으로 결정할 예정이지만 계약한 전체 물량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캐나다 등에서도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모더나의 백신 도입 계획에 대해서는 “내년 1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이 백신을 도입하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 절차를 진행한다. 백신 개발 업체는 비임상·임상 자료 등을 식약처에 제출해 허가 전 사전 검토를 받을 수 있다. 지난 22일까지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얀센 등이 비임상 시험과 품질 자료에 대한 사전 검토를 신청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만큼 식약처가 통상보다 빠르게 승인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경우 아직 임상 3상이 완료되지 않아 접종 일정을 확정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실질적인 백신 접종은 내년 하반기 전후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전 국민의 60~70%가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만큼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내년 11월 이전에 최대한 접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스케줄로는 달성이 힘들어 보인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단면역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접종이 시작되고 6~7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도입 속도로 보면 우리나라 국민은 내년 겨울에도 코로나19와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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