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선 '백신 새치기'하면 벌금 10억원 물린다

쿠오모 주지사 "백신법 위반 의료사업자에 벌금 부과하고
면허도 취소시킬 것"
한 의약품 공급업체 우선순위 지침 어겼다는 조사결과 후속조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AP연합뉴스

미국 뉴욕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어기는 의료 사업자에게 최대 10억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백신법을 위반하는 의료 사업자에게 최대 100만 달러(한화 약 1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면허를 취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러한 ‘백신 새치기’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의약품 공급업체 파케어 커뮤니티 헬스케어가 거짓으로 백신을 확보한 뒤 우선순위 지침을 어기고 일반에 유용한 정황이 있다는 주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뉴욕주는 코로나19 백신을 현장 의료진, 요양원 거주자나 근로자들에게 가장 먼저 접종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그러나 파케어는 보건 업계 종사자들, 60세 이상인 이들,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로부터 온라인 신청을 받아 첫 백신을 공급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주 경찰은 파케어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가치 있는 상품을 취급할 때는 사기도 나타난다면서 이에 “우리는 미국에서 가장 엄격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뉴욕에서는 현재까지 14만명이 백신을 맞았고, 이번 주에도 25만9,000명이 더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이날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날 기준 11만8,720명으로 26일 연속 10만명을 넘었다. 특히 캘리포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주는 이날 입원환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입원환자가 급증하면서 캘리포니아주 일부 지역 등은 중환자실(ICU) 병상이 동나기도 했다. 상황이 이처럼 나쁜데도 전문가들은 ‘최악의 순간’이 남았다고 지적한다. ‘성탄절 여파’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성탄절 일주일 전인 18일부터 성탄절 다음 날인 26일까지 미 전역 공항에서 약 890만명이 검색대를 통과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128만4,599명이 검색대를 넘어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치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공항 이용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탄절을 맞아 여행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현재 1,905만5,000여명이며 하루 20만명 안팎의 새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미국 제약회사 노바백스가 이날 미국과 멕시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3단계 임상시험(3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3상에 돌입한 제약회사로는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에 이어 5번째다.

CNN방송에 따르면 노바백스의 3상은 18세 이상 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참여자의 3분의 2는 21일 간격으로 두 차례 후보 백신을 접종하고, 나머지는 가짜 약(플라시보)을 투여받는다. 모든 투여자는 두 번째 접종 후 24개월간 모니터링을 받는다.

노바백스는 효능을 잘 관찰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서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령대별로 65세 이상이 최소 25%를 차지하고, 인종별로도 최소 15%가 흑인, 10~20%가 라틴계, 1~2%가 미국 원주민으로 구성되도록 할 방침이다.

노바백스는 현재 영국에서 3상,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상을 각각 진행 중이며, 미국과 호주에선 그동안 1상과 2상을 진행해 왔다. 이들 결과는 내년 1분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바백스는 미국에 1억 회, 영국에 6,000만 회 접종 분량을 제공하기로 한 상태다. 한국도 노바백스와 백신 구매 관련 협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에선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가 만든 2개의 백신이 긴급사용을 승인받아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작년 9월 미국에서 3상에 들어갔고, 존슨앤드존슨은 1~2월 중 3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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