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화증권 통합정보시스템 개요./사진제공=한국예탁결제원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과 같은 비등록 유동화증권(ABS)의 발행·유통 정보, 유동화 계획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공시 플랫폼이 다음 달 선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다음 달 4일부터 유동화증권 통합 정보 시스템을 정식으로 출범한다고 30일 밝혔다. 유동화증권의 유동화 계획, 발행정보뿐 아니라 매매·신용평가 정보 등을 예탁원의 증권 정보 포털인 세이브로(SEIBro)를 통해 모두 조회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유동화증권 시장 현황, 유동화 계획, 기초 자산별 증권 발행 내역 등 16개 화면으로 구성된다.
예탁원이 유동화증권 통합 정보 시스템을 마련한 것은 비등록 유동화증권에 대한 공시 체계가 미비했기 때문이다. 비등록 유동화증권은 ABCP나 ABSTB(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처럼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자산유동화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발행된 유동화증권을 말한다. 올해 발행액만 놓고 봐도 총 412조 5,000억 원으로 전체 유동화증권 발행액의 86%에 달한다.
국내 유동화증권 시장은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에 힘입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약 321조 원이던 전체 유동화증권 발행 규모는 올해 480조 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비등록 유동화증권은 일반 채권에 비해 기초 자산유동화 과정이 복잡하고 공시 의무가 없어 정보 관리가 어려웠다. 지난해 12월 기준 ABCP의 기초자산 정보 누락이 86.8%에 달할 정도로 비등록 유동화증권에 핵심 정보가 빠져 있는 사례도 많았다.
특히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ABCP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던 기업들이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동화증권 정보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 당국에서도 기업의 자금 조달 경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대출·매출채권 및 회사채 관련 ABCP의 신용평가서를 전수 조사해야 했다. 조사에만 약 한 달이 걸렸다. 이에 따라 자체 증권 정보 플랫폼을 통해 당국·기관은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까지 유동화증권 관련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끔 하겠다는 설명이다.
홍석영 예탁원 정보기획팀장은 “기존엔 주택저당증권(MBS) 등에 한해서만 금융감독원에서 공시 정보를 담당했었다”며 “그러나 이번 통합 정보 시스템을 통해 발행·신용평가·유통 정보를 비롯해 신용 보강 유형·기관명·기간·금액 등 자산 유동화 계획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예탁원은 향후 자산유동화법 개정 등에 맞춰 유동화증권 관련 정보 제공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정미 예탁원 전자등록본부장은 “유동화증권 공시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금융 당국도 시장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무엇보다 자산유동화 시장 건전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