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4,431억弗…11년 만에 최대 증가

환율 하락 영향 7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



서울 중구 명동 KEB 하나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살펴보고 있다./성형주기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말 4,431억 달러로 전년 대비 증가액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환율 하락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은 한 달 만에 67억 달러 늘면서 7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431억 달러로 한 달 전보다 67억 2,000만 달러 늘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급감했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6월부터 7개월째 사상 최대 기록을 매달 갈아치우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연간으로도 342억 8,000만 달러나 증가해 금융 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9년(687억 7,000만 달러) 이후 11년 만에 최대 증가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기타 통화 환산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인덱스(DXY)는 89.68로 2019년 말(96.74) 대비 7.3% 하락했다. 한은은 “금융기관 지준예치금 증가, 외화자산 운용 수익 증가 등도 외환보유액 확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채와 지방채 등 유가증권은 4,098억 4,000만 달러로 외환보유액의 92.5%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248억 2,000만 달러 늘어났다. 예치금이 202억 8,000만 달러(4.6%), 금이 47억 9,000만 달러(1.1%)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 48억 2,000만 달러(1.1%), IMF 특별인출권(SDR) 33억 7,000만 달러(0.8%) 등도 외환보유액을 구성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1월 말(4,364억 달러) 기준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이 3조 1,785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1조 3,846억 달러), 스위스 (1조 365억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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