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 발행부터 금융 거래·신원 확인까지…생활 속 파고드는 블록체인 기술

[디센터의 블록체인 Now]
데이터 분산 저장…위·변조 불가
中, 쇼핑 등에 CBDC 적극 활용
韓, 모바일 신분증 일상화 눈앞


비트코인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원장, 즉 거래 장부를 분산해 생성된 시기별로 블록에 담고 이를 체인처럼 연결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수많은 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하기에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고객들의 보안이 생명인 금융권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발행 실험이 대표적이다. CBDC는 전자 형태로 발행되는 중앙은행 암호화폐다. 실물은 없지만 국가가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여서 실물 화폐와 동일한 기능을 갖는다. 개인의 디지털 지갑에 보관돼 언제든지 꺼내 쓸 수도 있다. 블록체인은 바로 CBDC 기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CBDC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 2019년 CBDC 발행을 공식 발표한 후 지난해부터 선전·쑤저우 등의 도시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선전시에 16억 원 상당의 CBDC를 지급했고 12월에는 온라인 쇼핑에 사용할 수 있도록 33억 원 상당의 CBDC를 추가로 배포했다.


중국 CBDC는 ‘블록체인서비스네트워크(BSN)’ 상에서 구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BSN은 중국 정부의 주도로 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콤·유니온페이 등 기업이 공동 개발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최근 BSN은 2021년 하반기 글로벌 결제 솔루션 베타 버전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7월 CBDC 기반업무를 완료했다. 올해는 가상으로 CBDC 실험 유통 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서비스는 은행 같은 금융 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누구나 예금·대출·결제·투자 등 금융거래를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개념이다. 이달 20일 디파이펄스 기준 전 세계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된 금액은 240억 달러(약 26조 원)에 달한다.


국내 은행들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지분 투자를 했고 KB국민은행은 해치랩스, 해시드와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설립했다. KDAC과 KODA 모두 암호화폐 수탁 사업인 커스터디 사업을 영위한다.


블록체인이 접목된 모바일 신분증도 일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블록체인을 도입한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모바일 앱에 운전면허증을 등록해 운전 자격을 증명할 수 있도록 했다. 실물 면허증과 달리 사진과 QR코드로 구성돼 불필요한 개인 정보 노출을 막을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모바일 신분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라온시큐어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바일 공무원증을 도입했다. 행안부는 올해 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운전면허증도 출시할 계획이다.


/도예리·노윤주 기자 yeri.d0@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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