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긴장감 속 윤석열·김진욱 1시간40분 회동..."원론적 얘기만"

김진욱 공수처장, 8일 윤석열 총장 '상견례'
金, 만남 끝나고 "원론적 얘기 위주로 했다"
"소통 채널 가동...앞으로 더 협의할 것"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8일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과 면담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8일 처음 만났다. 그동안 김 처장은 취임 후 김명수 대법원장, 박병석 국회의장 등 여러 국가기관장들과 상견례를 가졌지만 윤 총장과의 회동처럼 관심이 쏠린 것은 처음이다. 김 처장과 향후 공수처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윤 총장과의 만남이 미묘한 긴장감을 만들어서다.


김 처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찾아 윤 총장을 약 1시간 40분 동안 만났다.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애초 예정된 30분 면담 시간이 약 1시간 더 걸렸다.


김 처장은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공수처와 검찰의) 협력 관계에 대해 말씀 나눴다”며 “원론적인 차원에서 얘기했고 실무적으로는 앞으로 소통 채널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에 따라 검찰로부터 고위공직자 연루 사건은 이첩 받는 데 대해서도 원론적인 수준의 대화만 있었다고 한다. 김 처장은 “우리나라 반부패수사 역량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차원에서 원론적인 말씀을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김 처장과 윤 총장은 구체적인 사건이나 규칙에 대한 논의보다는 학술적인 얘기로도 시간을 보냈다. 김 처장은 “독일과 프랑스의 검찰 제도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고, 그를 토대로 우리나라 검찰이 앞으로 어떻게 나가느냐를 얘기했다. 실무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김 처장과 윤 총장의 만남에 이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 공수처가 검찰을 견제하는 기구로 탄생한 의미와 더불어 윤 총장이 공수처 1호 사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김 처장이 이날 기자들에게 검찰과의 협력 관계, 또 윤 총장과의 원론적인 대화에 대해 강조한 것은 이러한 관심을 지금 단계에서는 굳이 더 키우지 않으려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으로 공수처가 검사와 수사관 인사를 마치고 완전한 수사체로 모습을 갖추려면 두어 달은 더 걸려서다. 김 처장은 “저희가 3월 말이나 4월 초 (공수처 구성이) 끝날 것 같다”고 이날 말했다. 수사체 구성 완료 전까지 김 처장은 공수처 규칙과 인사에 집중하고, 이후 ‘1호 사건’에 대해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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