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 투자 업계의 신탁 규모가 지난해 1,000조 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부동산담보신탁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국내 신탁사 61곳의 총 수탁액이 1,032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2019년 말보다 7.1% 증가한 수치다. 신탁은 금융사가 수수료를 받고 자산을 대신 관리·운용하는 것을 뜻한다.
신탁은 돈을 관리하는 금전신탁, 돈 외의 재산을 운용하는 재산신탁으로 나뉜다. 이 중 금전신탁에선 퇴직연금, 재산신탁에선 부동산담보신탁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우선 퇴직연금신탁 규모는 지난 2019년보다 14.9% 늘어난 180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금전신탁은 전년보다 4.8% 증가한 502조 6,000억 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재산신탁은 9.2% 증가하며 529조 2,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부동산담보신탁이 20.9%나 늘어난 영향이 컸다. 부동산담보신탁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34조 1,000억 원 수준이다.
다만 금융사들이 벌어들인 신탁 보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로 수수료율이 낮아졌고 주가연계신탁 등 고수익 상품의 판매도 저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금융사들이 벌어들인 신탁보수는 총 1조 9,446억원이었다. 지난 2019년보다 16.3% 감소했다. 은행과 증권사는 주가연계신탁 보수가, 부동산신탁사는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가 크게 줄었다. 금감원은 "최근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신탁업계의 외형 성장과 비교해 수익 기반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