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통장에 남은 약 800만 원을 그의 병 치료와 장례 과정에서 수고한 서울대교구 사제, 직원, 의료진과 봉사자, 2005년 그가 설립한 교구 생명위원회에 감사 성금으로 전달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해당 잔고는 서울 지역 화폐로 교환해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대교구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사회 소상공인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22일 건강 악화로 입원한 정 추기경은 사흘 뒤인 25일 자신의 통장 잔액을 꽃동네(2,000만 원), 명동밥집(1,000만 원), 서울대교구 성소국(동성고 예비신학생반·2,000만 원), 교구 청소년 아동신앙교육(1,000만 원), 가칭 '정진석 추기경 선교장학회'(5,000만 원)로 직접 지정해 모두 기부했다. 하지만 이후 선종까지 두 달 여 동안 교구에서 매월 지급해온 돈과 보훈처 참전수당 등이 통장에 쌓여 잔고가 다시 약 800만 원으로 불어났다. 정 추기경은 자신의 마지막 통장 잔고가 치료 과정에서 수고하신 의료진과 수녀, 봉사자들에게 전달되기를 희망한 바 있다.
서울대교구 측은 "정 추기경은 본인의 유지에 따라 마지막까지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남김없이 주고 떠났다"며 "선종 직후 각막을 기증했고, 생전에 약속한 대로 병상에 있는 두 달 동안 남아있던 잔액을 모두 소진했다"고 전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