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오르는 美 주거비…테이퍼링 최대 변수로

집값 1년새 16% 올라 최고치
임대료까지 덩달아 상승 추세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브룩의 한 건축 중인 주택 앞에 이미 팔렸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심상치 않은 미국의 최근 물가 상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주거비가 앞으로 물가 수준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임대료가 덩달아 상승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향후 1년 간 미국 물가에서 가장 예측 불가한 변수는 주거비”라며 8일(현지 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책 주택저당대출(모기지) 보증 기관인 패니메이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임대료 상승률이 5월 약 2% 수준에서 4.5%로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연준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물가가 오는 2022년 말 3%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 가운데 1%포인트는 주거비에 의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6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5%를 기록했다.





페니메이의 예상이 맞아떨어지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주거비 비중은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이 된다.


WSJ는 6월 현재 미국의 연간 렌트 상승률은 1.9%로 집값 상승률에 비해 안정돼 있지만 주택 가격의 상승에 따라 분위기가 점차 바뀌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5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16.6%나 올라 1987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주택 공급 부족 등 환경 변화 속에서 주택 임대업자들이 몇 달 전부터 임대료를 크게 올리고 있다. 미국 내 1인 가구용 주택 최대 공급 사업자인 ‘인비테이션 홈스’는 지난 2분기 임대료를 8% 올렸다.


WSJ는 이 같은 인상률이 계속되지는 않겠지만 집값 상승에 따라 매매를 포기한 임대 수요가 늘고 집주인들도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려 하면서 임대료에 압박을 가하게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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