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친누나를 살해한 뒤 시신을 농수로에 유기해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20대 남동생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한 A(27)씨 사건과 관련해 전날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은 1심 판결의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A씨는 선고 이후 판결문을 확인했으나 이날 오전 현재까지 항소장을 내지 않았다. A씨의 항소심은 서울고법에서 열릴 전망이다. 1심 법원이 소송기록을 정리해 서울고법으로 넘기면 항소심을 담당할 재판부가 결정된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12부(김상우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무거운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A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반성하고 있고 가장 큰 정신적 피해를 본 부모가 선처를 간절하게 바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2시 50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에서 누나인 30대 B씨를 흉기로 30차례가량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여행 가방에 담은 누나의 시신을 10일간 아파트 옥상 창고에 방치하다가 렌터카를 이용해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에 있는 농수로에 버렸다.
A씨는 누나로부터 가출과 과소비 등 행실 문제를 지적받자 말다툼을 하다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지난 2월 14일 부모가 경찰에 누나의 가출 신고를 하자 조작한 카카오톡 메시지로 경찰 수사관들을 속이기도 했다. 그는 누나의 휴대전화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USIM)을 다른 기기에 끼운 뒤 메시지를 혼자 주고받아 마치 누나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몄다.
또 같은 방식으로 부모마저 속여 올해 4월 1일 경찰에 접수된 누나의 가출 신고를 취소하게 했다. A씨는 모바일 뱅킹을 이용해 B씨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식비 등 생활비로 쓰기도 했다.
B씨의 시신은 농수로에 버려진 지 4개월 만인 지난 4월 21일 발견됐고, A씨는 같은 달 29일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와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