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는 것을 검토하면서 미중정상회담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시 주석이 10월 30~31일 정상회의를 위해 로마로 날아가는 대신 화상을 통해 참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올 1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 후 미중 정상은 아직 첫 대면 회담을 갖지 못했다. 지난 2월에 전화 통화만 한 차례 가졌다. 10월에도 만남이 불발될 경우 신임 미 대통령과 중국 정상이 취임 첫해 정상회담을 갖지 못하는 최초의 사례가 될 수도 있다.
SCMP는 “시 주석의 로마행 재검토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면서도 “교착상태에 빠진 미중 관계를 재개하는 데 진전이 없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SCMP는 이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미국 신임 대통령과 중국 정상 간 첫 회담은 1997년 이후 가장 늦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993년 11월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은 취임 후 10개월이 지난 뒤 시애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막판에 로마행을 선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우리는 여전히 (시 주석이 G20 정상회의에) 대면으로 참석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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