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자동차용 수소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소 생산부터 운송·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확대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5,000억 원, 영업이익 1,000억 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안에 수소 연료전지 분리막 생산 설비를 충남 천안에 구축한다고 26일 밝혔다.
올 연말까지 분리막 생산 설비 구축 및 시운전을 마치고 내년 국내 자동차 제조사와 공동으로 실증 테스트를 거쳐 2023년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전 세계 각국의 내연기관차 감소 정책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대비 수소 연료전지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해 올 초 사업 진출을 확정했다.
분리막은 전해질막의 강도를 좌우하는 뼈대로서 연료전지 시스템의 출력 향상과 내구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소 가스에서 분리된 전자의 이동은 막고 수소이온만 선택적으로 이동시키는 전해질막은 수소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 중 하나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중앙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자동차용 수소 연료전지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 세계 각국 내연기관차 감소 정책, 전기차 배터리 대비 시장 진입 장벽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해 올 초 사업 진출을 확정하고 1단계로 현재 분리막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2단계로는 2022년부터 전해질막까지 사업을 확대해 부품 국산화에 일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 수소 연료전지 분야에서만 연간 매출 5,000억 원, 영업이익 1,000억 원 이상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체 확산층, 전극 분리판 등 자동차용 수소 연료전지 전반을 포괄하는 단위셀 사업과 건물·중장비용 연료전지 시스템 사업 진출도 검토한다.
수소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매년 30%씩 증가세를 띠고 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이 낸 ‘연료전지 개요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조 2,000억 원 정도였던 글로벌 수소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2030년 5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수소 연료전지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해질막, 기체 확산층 등 주요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까지 자체 생산한 연 20만 톤의 수소를 공정 가동에 활용해왔다. 이를 수소차 연료로 쓰기 위해 순도를 99.999%까지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차량용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국내 정유사 중 현대오일뱅크가 처음이다. 현재 현대오일뱅크가 만들 수 있는 고순도 수소는 하루 최대 3,000㎏으로 이는 현대차 넥쏘 6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수소 사업 확장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수소경제 강화 노력이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 3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산업에 출사표를 던진 뒤 10년 내 정유 부문 매출 비중을 40%까지 줄인다는 ‘탈(脫)정유 비전’도 밝힌 상황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최근 태양광 패널 소재 생산과 온실가스 자원화, 바이오 항공유 등 친환경 사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블루수소와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소재 등 3대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