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정권 교체의 선봉에 설지를 정하는 경선 레이스의 총성이 13일 울렸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1차 경선의 결과인 스타트(start)가 2차·본경선의 스퍼트(spurt·중후반 짧은 가속)를 압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첫출발에서 대세론이 형성된 후보가 최종 결선까지 골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특히 윤석열 예비 후보와 ‘무야홍’ 바람을 탄 홍준표 후보 가운데 누구의 대세론이 확인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부터 이틀간 1차 경선에 참여한 11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컷오프를 위한 여론조사를 시작했다. 전화 면접으로 일반 시민과 책임당원 각각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반영 여론조사의 비율은 일반 시민 80%, 책임당원 20%다. 민심으로 불리는 일반 시민 여론조사에 따라 2차 경선에 나설 8명의 운명이 갈리는 셈이다.
야권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점은 역시 1위 윤 후보와 추격자 홍 후보의 경선 결과다. 이달 발표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20%대, 홍 후보는 10%대를 보이며 약 10%포인트 차이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홍 후보는 최근 특유의 직설 화법, 사형제 폐지와 사법고시 부활 등 화끈한 정책 대안으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뛰고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여론조사(리얼미터)에서는 홍 후보가 보수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32.6%로 윤 후보(25.8%)를 큰 차이로 역전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 때문에 1차 경선에서 누가 승기를 잡는지가 2차와 3차 경선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민심을 먼저 거머쥐는 사람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4·7 재보궐선거, 6월 전당대회,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모두 여론조사에 따라 당심이 따라붙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1차 경선에서 어느 한 후보가 일반 시민 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으면 경선의 판세가 단번에 기운다는 뜻이다. 2차(당원 30%)와 본경선(50%)은 당심 비율이 높다. 하지만 1차 경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보고 당심이 따라간다면 경선은 특정 후보가 일방 독주하는 무대가 될 수도 있다.
반전은 누구도 대세론을 만들지 못할 때다. 민심에서 각축전이 나타나면 반대로 2차·본경선으로 갈수록 비율이 커지는 당심이 판을 흔든다. 당심은 전통의 대구·경북(TK)이냐, 2030세대가 몰린 수도권이냐에 따라 후보들의 경쟁력이 갈린다. 국민의힘 책임당원(5월 기준)의 비율을 보면 TK 지역이 31.3%, 수도권은 29%다. 이 때문에 서로 수도권과 2030세대의 표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윤 후보(경북 안동)와 홍 후보(대구), 또 3위를 보이고 있는 유승민 후보(대구)까지 모두 이날 TK 지역을 방문했다.
5~8위 후보들의 득표율도 관건이다. 본경선(4인)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을 경우 2차 경선에서 1~4위 후보와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차 경선에서 1강이냐, 2강이냐에 따라 2차·3차까지 모두 갈릴 것”이라며 “5~8위 후보들은 조기에 후보 단일화를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