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에서 독립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해리(37) 왕자(서식스 공작)와 아내 메건 마클(40·서식스 공작부인)이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The World Most Influential People)에 선정돼 표지를 장식했다.
15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날 37세 생일을 맞은 해리 왕자는 마클과 함께 타임지 표지에 등장했다. 검은색 옷을 입은 해리 왕자는 흰색 옷을 입은 아내 뒤에 서서 어깨에 살짝 손을 올린 편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사진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부부의 자택에서 촬영됐다.
타임지는 표지 사진과 함께 부부의 친구이자 자선단체 '월드 센트럴 키친'을 운영하는 셰프인 호세 안드레스의 인물평을 실었다. 안드레스는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해 "의욕이 넘치고 인정이 많으며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돼 준다"고 칭찬했다. 이어 "출생과 재능을 통해 축복받은 젊은 공작과 공작부인 입장에서 행동하는 것은 쉬운 선택은 아니다"라면서 "자신들의 행운을 즐기며 침묵하는 편이 더 안전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이들은 어려운 일에 뛰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자신들이 설립한 자선단체인 아치웰재단 웹사이트를 통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된 것에 대해 매우 겸허해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같이 명단에 포함된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대한 칭찬의 말을 남겼다.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은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WTO 수장이다. 부부는 "전 세계에 백신을 접종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라고 물은 뒤 "단결과 협력,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와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타임지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는 해리 왕자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 외에도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고 있는 '천재' 오타니 쇼헤이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과 영화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도 명단에 포함됐다.
한편 해리 왕자 부부의 독립 과정에서 불편한 관계에 놓였던 영국 왕실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리 왕자의 37세 생일을 축하했다.
형인 윌리엄 왕세손과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은 트위터를 통해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해리 왕자의 사진을 올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트위터 계정에도 해리 왕자 부부가 함께 있는 것을 포함해 모두 4장의 사진이 게시됐다.
해리 왕자의 부친인 찰스 왕세자와 부인 커밀라 파커 볼스 역시 생일 축하의 말과 생일 케이크 이모지, 찰스 왕세자와 해리 왕자가 함께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 등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