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혼자 만들었다" 진짜 사토시?…78조 걸린 세기의 재판

비트코인 110만개 놓고 공동소유권 소송
4일차 증언서 라이트 '단독 창시자' 강조
"데이비드 클라이먼은 백서 정리만 도와"
클라이먼 유족 "슬랙 메시지에 공동 채굴"

미국 플로리다에서 ‘110만개 비트코인 소유권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재판에서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가모토’의 정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가모토’의 정체를 밝힐만한 재판이 열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서 진행 중인 이 재판은 지난 2013년 4월 사망한 데이비드 클라이먼의 유족이 동업자인 크레이그 라이트를 상대로 비트코인 110만개(약 77조8,000억) 이상의 공동 소유권을 놓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자칭 ‘사토시’라 주장하는 라이트와 클라이먼 유족이 미 플로리다 주에서 진행 중인 ‘비트코인 소유권 소송’의 4일차 증언이 16일(현지시간)이 공개됐다. 앞서 클라이먼 유족은 데이비드가 라이트와 비트코인을 공동 개발했고 110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함께 채굴했다고 주장했다. 즉 데이비드와 라이트가 모두 사토시이기 때문에, 사토시 소유의 비트코인 110만여개 중 절반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라이트는 자신이 비트코인의 단독 창시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 백서는 나 혼자 썼다”며 “클라이먼은 정리만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증언을 통해 “(나는) 데이비드와 내가 함께 비트코인을 개발·채굴했다고 주장하는 W&K 인포디펜스 리서치에 관여한 바 없다”며 “W&K는 내가 아닌 부인 린 라이트와 데이비드의 파트너십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고인 클라이먼 유족은 연봉 1,200만달러에 이사직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며 “클라이만 유족은 협력보다는 돈에만 관심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클라이먼 유족은 “데이비드가 채굴에 참여했다는 슬랙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라이트는 “데이비드가 비트코인 채굴 당시 병원에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데이비드와 동업 증거 메일에 대해 “데이브 클레이만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의 역할을 과장해서 쓴 것”이라고 했다. 과장된 메일로 인해 사람들이 데이비드가 사토시라고 오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같은 동업 증거메일과 자료는 해커에 의해 위·변조 됐고 이익관계자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비트코인 단독 창시자라고 주장하는 크레이그 라이트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가 정말로 비트코인을 만들었을 수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한편 비트코인은 2008년 10월 31일 사토시 나가모토라는 이름으로 9페이지 분량의 ‘백서’를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사토시는 2010년 12월 자취를 감췄고, 이후 자신이 사토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잇따랐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트코인 단독 창시자라 주장하는 라이트에 대해 “해커이자 사기꾼일뿐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클라이먼은 그의 컴퓨터 지식을 고려할 때 정말로 비트코인을 창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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