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위험한 시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준은 금리 인상뿐 아니라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한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QT) 개시 방침까지 차례로 예고한 상태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온라인으로 개막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 참석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8일 “우리는 거의 10년 전인 2013년에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겪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故) 폴 볼커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렸던 1980년대와 달리 지금은 부채가 많고 자산 가격이 매우 높다”며 “신흥국들은 미국의 금리가 오르기 시작할 때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자본 유출 등의 가능성에 대한 경고다. 또 그는 저금리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시장이 금리 상승 대응에 상당히 취약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회복할 때 부채 위기에 직면한 몇몇 국가들이 문제가 된다”며 “금리 인상이 ‘서든 스톱(sudden stop·해외 자본의 급격한 이탈)’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우리는 현재 경제를 지속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미국은 제한속도 이상으로 달리고 있다. 상당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