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비즈]세계 최대 양극재 공장 ‘첫 삽’ 뜬 LG화학…文 “배터리 강국 도약”

■구미형 일자리 모델 적용해 착공
문 대통령 “노사민정 상생 대응 사례”
5,000억원 투자해 연 6만톤 양극재 생산
정부는 부지 6만 ㎡ 무상 제공


LG화학이 구미시와 손잡고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착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설립이 국내 2차전지 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하며 “배터리 산업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11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구미컨벤션센터에서 구미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구미 시민 100여 명도 온라인 생중계로 참여했다.



LG화학 구미 양극재 공장 조감도 /사진 제공=LG화학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 수명 등 핵심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의 ‘4대 소재’로 불린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양극재 수요는 지난해 99만 톤에서 오는 2030년 605만 톤으로 연평균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성장성도 높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구미시 국가산업 5단지 내 6만여 ㎡ 부지에 약 5,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6만 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500㎞ 주행 가능) 약 5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에 착공한 구미 공장은 LG화학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전용 라인으로 구축된다. NCMA 양극재는 LG화학의 최고 소재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함량을 90% 수준으로 늘리면서 안정성을 강화하는 알루미늄을 적용해 안정성과 출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신학철(오른쪽) LG화학 대표, 김우성(왼쪽) LG BCM 대표이사, 이철우(〃 두 번째) 경상북도지사와 함께 경북 구미시 구미코에서 열린 구미형 일자리 LG BCM 공장 착공식에서 양극재를 담은 아크릴 용기를 터치버튼 테이블 홈에 넣는 착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해외 증설에 나서는 가운데 LG화학이 이번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에 ‘구미형 일자리 모델’을 적용하며 국내 투자를 선택한 점도 큰 의미를 갖는다. LG화학은 상생형 지역 일자리를 위해 LG BCM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해외 투자 대신 국내에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이에 정부는 6만 ㎡가 넘는 부지를 50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구미형 일자리를 통해 대한민국이 배터리 강국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구미형 일자리 공장 착공은 글로벌공급망(GVC)의 위기 상황에서 지역의 노·사·민·정이 어떻게 상생해서 대응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양극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현재 8만 톤에서 2026년 26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가격 변동성이 큰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코발트 프리’ 기술 및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용 단결정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구미시와 동반 성장을 위해 지역 기업과의 협력 강화, 고용 확대 및 전문 인력 양성, 청소년 및 대학생 육성 등 지역 활동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 부회장은 “구미 공장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설비를 투자해 급성장하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소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최고의 공장으로 자리 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LG화학의 미래 성장 동력을 가속화하는 핵심 기지 역할을 강화해 지속 성장하는 차별화된 비즈니스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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