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년 대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설 연휴 전후로 5건의 확진 사례와 의심축이 나타나면서 가축 방역 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전국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는 26건(29일 기준)으로 전년 동기(76건)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살처분한 산란계 마릿수도 237만 2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1173만 1000마리) 대비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10일 동안에만 확진 사례가 5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22일에는 충북 진천 종오리 농장에서 8일 만에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23일에는 경기 화성 산란계 농장 두 곳에서, 25일에는 충남 천안 산란계 농장에서, 26일에는 전북 부안 육용오리 농장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타났다.
특히 최근 달걀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산란계 살처분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23일 확진된 경기 화성 농장 두 곳에서는 약 43만 마리, 25일 확진된 충남 천안 농장에서는 약 12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했다.
이날에는 전북 김제 종오리와 충남 예산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축이 발견됐다. 전북 김제 종오리 농장에서는 약 8000마리를 사육하고, 반경 1㎞ 내 농가에서는 약 15만 7000마리를 기르고 있다. 충남 예산 산란계 농장에서는 약 72만 마리를 사육 중이다.
설 연휴 기간 차량과 사람의 이동 증가로 바이러스의 확산도 쉬워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가금농장과 야생조류에서 연이어 AI가 발생한 만큼 조기 차단을 위해 농가·관계기관이 함께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설 연휴 기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출입차량 이중 소독을 포함한 농장 4단계 소독, 소독·방역 시설이 없는 농장 부출입구·축사 쪽문 폐쇄 등 방역 수칙을 세심히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