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공급 차질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에너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현재 원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는 요인들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며 국제 유가가 향후 100달러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 거래일보다 4.35% 오른 22만 8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최근 3거래일째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일 대비 2.31% 상승한 한국석유(004090)는 2월 들어서만 18%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2.78%) GS(078930)(4.17%), 흥구석유(024060)(13.54%), 중앙에너비스(000440)(15.67%)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제 원유 가격이 매섭게 상승하며 에너지 업체들의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은 전일 대비 2.28% 상승한 90.27달러로 마감하며 2014년 이후 최초로 90달러선을 넘어섰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앞선 1월 26일 90달러선을 돌파해 현재 91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공급 부족에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세에 따라 원유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량 증가세는 더딘 속도를 보이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가 원유 증산량을 고수하는 가운데 주요 원유 생산국 중 하나인 러시아와 서구권의 갈등이 격해질 경우 공급 차질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공급 충격을 주고 있는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할 가능성 역시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제 유가 밴드 상단을 95달러까지 상향하며 “OPEC+의 증산, 미국 셰일 생산 증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의 방안 모두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올해 원유 시장 내 공급 부족 상황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