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선수 욕했다"고…중국, SNS 계정 삭제까지 했다

지난 7일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 출전한 중국 피겨 국가대표 선수 주이./연합뉴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경기 도중 실수를 연발했다면서 중국 피겨 국가대표 선수 주이(朱易·19)를 과도하게 비난했던 중국 네티즌들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정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8일(현지시각)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웨이보 측은 주이 선수에게 사이버 폭력을 가한 93개 계정을 정지시키는 한편 같은 기간 네티즌들이 게재한 댓글 300여건도 삭제했다고 밝혔다.


웨이보는 공지문을 통해 "일부 웨이보 이용자가 경기의 승패, 선수의 컨디션 등을 이유로 선수와 그 가족을 인신공격하는 등 플랫폼 규칙을 어겼다"고 지적한 뒤 "규정에 따라 93개 계정의 콘텐츠 게재를 중단하고, 공격성 게시물들을 삭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계정에서는 선수에 대한 비난 분위기를 조성하고 갈등을 유도했다"면서 "선수에 대한 비판 목소리와 옹호의 입장을 대변하는 네티즌들이 양분돼 대립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명백한 위반행위를 한 계정"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웨이보 운영 커뮤니티 협약문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최단기 30일부터 최장기 영구 사용 금지까지 위반 사례의 경중에 따라 계정 삭제 조치를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 피겨 대표 주이는 경기 도중 넘어지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는 이유로 중국 네티즌들의 집중포화 대상이 됐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긴장한 주이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단체전에 출전해 첫 컴비네이션 점프부터 넘어지고 펜스에 부딪히기까지 했다. 마무리 동작인 트리플토루프도 1회전으로 처리하면서 경기를 끝낸 주이는 결국 눈물을 쏟았다.


주이가 개인 점수 최하점을 받으면서 중국의 순위는 3위에서 5위로 추락하자 중국 네티즌들은 주이를 향한 날선 비난을 퍼부었다.


'주이가 넘어졌다'라는 해시태그는 웨이보에서 조회수 3억회를 기록했고, 미국 태생인 주이에게 '애국심보다 중국어를 먼저 가르쳐야 한다' 등 인신공격성 댓글과 게시글이 쏟아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