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벤처 붐’이라 불릴 만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커다란 성장을 하면서 기업들 간 개발자 인력 쟁탈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억 단위의 보너스와 함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을 파격적인 입사 조건으로 내세우는 벤처·스타트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 커머스 기업 브랜디는 개발 경력자 채용에 최대 2억 원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닝 보너스 1억 원과 스톡옵션 1억 원 등이다. 사이닝 보너스란 새로 합류하는 직원에게 주는 1회성 인센티브로 이를 받은 직원은 대체로 몇년간은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없다. 아울러 이 회사는 개발자들의 근무 환경을 위해 총 500만 원의 PC 구매 장비 포인트를 지급하는 한편 연간 300만 원 상당의 통신비 지원 등의 복지을 제시했다. 브랜디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규 프로덕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력 개발자 채용을 시작한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도 억 단위의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머스트잇은 입사 시 직전 대비 연봉을 인상해주면서 시니어급 개발자에게는 사이닝 보너스 1억 원 또는 스톡옵션 2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주니어와 미들급 개발자의 경우 최대 1억 원의 스톡옵션이 입사 혜택이다. 숙박·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도 지난해 리드(팀장)급 개발자에게 연봉 외에 사이닝 보너스 4,000만 원과 스톡옵션 최소 6,000만 원을 주기로 한 바 있다.
가장 오래된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도 창사 이래 첫 대규모 채용을 한다. 입사자에게는 기본급의 100%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다.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운영하던 '사내 추천 제도'를 개편해 기존의 우수인력을 확보할 때 제공하던 일회성 보너스를 연금형 보너스로 변경해 퇴사 시까지 지급하고 있다.
신입 초봉도 크게 올라가는 양상이다. 가령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경우 지난달 채용을 알리면서 신입 개발자에게 초봉 8,000만 원을 주겠다고 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신입사원 초봉이 5,000만 원 중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라는 게 업계 대다수의 평가다. 지난해 중고 플랫폼 당근마켓도 초봉을 6,500만 원으로 올렸고,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역시 개발자 초봉을 6,000만 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인재 쟁탈전’이 개발자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재들의 일부 기업 쏠림 현상과 기업 및 업종 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 등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