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형제의 내부자거래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형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 매도 여부를 묻는 설문을 올린다는 사실을 동생 킴벌 머스크(사진)가 미리 알고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SEC가 머스크 형제의 내부자거래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SEC가 주목하는 것은 킴벌의 매도 시점이다.
킴벌은 지난해 11월 5일 테슬라 주식 8만 8500주를 팔았다. 약 1억 800만 달러(1299억 7800만 원)어치다. 테슬라 이사인 킴벌은 주식 매각 이후에도 여전히 테슬라 주식 51만 1240주를 보유하고 있다
킴벌이 주식을 매도한 다음날 일론은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테슬라 지분 10%를 매각할지 결정해달라는 설문 트윗을 올렸다.
설문에 참여한 58%가 매각에 찬성했고 테슬라 주가는 이 설문 이후 첫 거래일에만 5% 하락했다.
SEC는 설문이 주가에 부정적인 만큼 킴벌이 형이나 회사 관계자들에게서 설문 게재 정보를 미리 전달받고 주식을 매도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킴벌이 주식 매도 과정에서 ‘10b5-1 규정’을 따르지 않은 점도 내부자거래 의혹을 키우는 이유로 꼽힌다. 이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내부자거래를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정으로 내부자들은 자신이 미리 정해놓은 시기에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그간 킴벌은 10b5-1 규정에 따라 자주 거래했지만 유독 11월 5일 주식 매각과 관련해서는 이 규정을 준수했다는 내용이 공시에 없다. 킴벌의 주식 매각은 회사 직원과 이사회 멤버가 비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일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킴벌은 내가 트위터에서 설문조사를 할지 몰랐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WSJ는 “내부자거래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만큼 SEC가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건을 종료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