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힌 상태지만 온라인 쇼핑의 해외 직접구매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지난해 외국에서 쓴 카드 실적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해외 불법 송금이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직전 일시적인 해외여행 재개 영향도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021년 중 거주자의 카드(신용·체크·직불) 해외 사용금액이 122억 3000만 달러로 2020년(103억 1000만 달러) 대비 18.6%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카드 해외 사용금액은 지난 2019년 191억 2300만 달러까지 늘었다가 코로나19 이후 반 토막이 났으나 지난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연간 기준으로 사용 카드 수는 4644만 3000장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지만 장당 사용금액은 263달러로 전년 대비 25.9% 늘었다. 카드 종류별로 살펴보면 신용카드(14.4%), 체크카드(29.1%), 직불카드(8.4%) 등 모든 카드에서 사용금액이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연간 기준으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국인 출국자 수가 감소했지만 해외 직구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는 122만 명으로 전년 대비 71.4%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871만 명) 대비 85.1% 급감한 지난 2020년(428만 명)보다도 더 줄어든 셈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20년 중 1180원 10전에서 2021년 1144원 40전으로 3% 정도 하락하자 해외 직구 거래는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해외 직접구매액은 지난해 44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9.7% 늘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25억 6100만 달러, 2분기 33억 7300만 달러, 3분기 28억 7600만 달러, 4분기 34억 1700만 달러로 2분기와 4분기 거래가 집중된 모습이다. 지난해 2분기는 체크카드 사용이 13억 2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72.8%나 급증했는데 이는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비싼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하기 위해 해외 불법 송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은이 3분기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 한도 관리를 강화하자 체크카드 거래는 38.1%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는 일시적이나마 일부 국가의 이동 제한 조치가 완화되자 출국자 수가 늘어나면서 해외 카드 사용액이 늘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