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새벽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두 후보는 사전투표 하루 전인 이날 ‘정권 교체’를 향한 마지막 버스에 몸을 싣고 ‘원팀’을 선언했다. 대선 5일을 앞두고 벌어진 역사상 네 번째 대선 후보 단일화로 판세가 요동치고 민심은 더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시작으로서의 정권 교체, 즉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지 18일 만이다. 안 후보는 지난달 20일, 윤 후보는 27일 각각 단일화 결렬을 밝혔지만 결국 두 후보는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단일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
단일화 합의문은 안 후보가 읽었다. 안 후보는 “오늘 단일화 선언으로 완벽한 정권 교체가 실현될 것임을 추호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 오직 국민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두 사람은 원팀”이라면서 “상호 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두 후보는 지난 1997년 DJP연합(김대중·김종필), 2002년 노무현·정몽준, 2012년 문재인·안철수에 이어 역대 네 번째 대선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보수 진영과 중도개혁 세력의 단일화라는 역사도 썼다. 두 후보 단일화는 ‘DJP연합’식 공동정부에 가깝다. 두 후보는 “국민통합정부는 대통령이 혼자서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가 아닐 것”이라며 “인수위원회와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며 역사와 국민의 뜻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화로 흔들린 중도 표심과 진보진영의 결집으로 선거 판세는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한 조사(2월 27일~3월 1일)는 단일화할 경우 윤 후보가 49%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8.3%)를 앞섰다. 하지만 이날 나온 문화일보와 엠브레인퍼블릭의 조사에서는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 45.9%, 이 후보 45%로 접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