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이 월세 12개월치 이하인 ‘순수월세’ 비중이 지난해 서울 오피스텔 시장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1·2인 가구가 증가해, 보증금 부담이 적은 순수월세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오피스텔 월세 거래 2만 5607건 가운데 순수월세 비중은 20.9%(5355건)로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가장 높았다. 2011년만 해도 순수월세 비중은 10.0%였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6년 14.6%를 기록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20%선을 돌파했다.
보증금이 월세 12개월치~240개월치인 ‘준월세’ 거래 비중은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해 준월세 비중은 69.4%를 나타내 2020년(70.9%)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했고, 처음으로 70%선 아래로 떨어졌다. 보증금이 월세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준전세’ 비중 또한 같은 기간 11.1%에서 9.7%로 줄었다.
순수월세 비중이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인구 구조 변화가 꼽힌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구주 연령이 25~39세인 1·2인 가구는 2011년 225만 6799가구에서 2022년 246만 1981가구로 9.1% 증가했다. 대부분 젊은층은 목돈 마련이 어려워 보증금이 낮은 순수월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월세 공급자(소유주)들이 대출금리 이상의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해 보증금이 낮지만 월세는 높은 순수월세 비중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부분 주택 가격대가 높은 서울에서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은 청년층 1·2인 가구가 늘어나 순수월세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데 소유주들은 금리 이상의 임대수익을 원하는 만큼, 순수월세 비중은 앞으로도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