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K바이오 R&D 투자 확 늘었다

매출 1조클럽 8개사 분석
지난해 1.3조…전년比 62% 늘어
셀트리온, 매출 대비 22.5% '1위'
신약개발·오픈 이노베이션 등 올인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R&D 투자가 신약 개발을 비롯한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핵심 활동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에도 K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수출고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6일 서울경제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 원 이상을 기록한 셀트리온(06827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유한양행(000100)·삼성바이오로직스·녹십사·종근당(185750)·광동제약(009290)·한미약품(128940)·대웅제약(069620) 등 8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R&D 비용은 총 1조3147억 원으로 전년 8119억 원에서 무려 6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조 클럽’ 제약·바이오사의 R&D 투자는 주로 신약 개발에 집중됐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지난해 자체 R&D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 투자한 것이 수치로 나타났다”며 “이제 대형사들은 신약이 아니고서는 지속 성장이 불가능한 시대인 만큼 R&D 확대는 제약 산업미래를 위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대형 제약·바이오 업계의 R&D 비용 증가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한다. 우선 신약 파이프라인들이 상위 임상단계로 진행되면서 임상 시험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신약 개발에 다가서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다른 이유는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체 신약 물질 개발과 탐색 연구도 하지만 최근 대세인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의 공동 연구로 파이프라인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R&D가 더욱 활성화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1조 클럽 8개 사 중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곳은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조9116억원 매출 중 4303억 원을 R&D에 투자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이 22.5%에 달해 압도적 1위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2020년 3892억 원을 R&D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400억 원 이상 투입액을 늘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R&D 비용을 바이오시밀러와 항체의약품 개발에 주로 투입했다”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개발부터 임상까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R&D 비용은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자금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로 매출 대비 R&D 비중이 높은 곳은 대웅제약(15.3%)이다. 2020년 13.7%에서 R&D 비중이 늘었다. 이외에도 한미약품(13.4%), 종근당(12.2%), CG녹십자(006280)(11.2%)도 매출 대비 R&D 비중이 10%를 넘었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올해 R&D 투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에 서울경제가 분석한 매출 1조 원 이상 제약·바이오 기업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JW중외제약은 지난해 506억 원이던 R&D 투자를 올해 850억 원까지 늘려 매출 대비 R&D 비중을 8.4%에서 13.0%까지 늘리기로 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R&D 경영을 선언한 제약사들이 최근 크게 늘었다”면서 “사업계획을 세울 때 매출과 이익 계획을 먼저 잡고 R&D 투자를 결정하는 과거 방식을 벗어나 R&D 투자 목표를 가장 먼저 계획하는 회사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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