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 주력 업종의 대표 기업들이 매출·자산·시가총액 규모 등에서는 글로벌 경쟁사에 뒤진 채 조세 부담만 더 크게 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4일 삼성전자(005930)와 인텔(반도체), LG전자와 월풀(가전), LG디스플레이(034220)와 중국 BOE(디스플레이), 삼성전자와 애플(휴대폰), 현대차(005380)와 폭스바겐(자동차), LG화학(051910)과 독일 바스프(석유화학), 현대중공업(329180)과 중국 CSSC(조선) 등 7개 분야에서 한국 대표 업체와 글로벌 경쟁사를 비교 분석해보니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경쟁 기업의 매출 규모는 한국 기업의 2.2배, 평균 자산은 1.3배였다. 특히 반도체와 가전 분야에서 각각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외하면 매출은 3배, 자산은 1.8배까지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가치 부문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경쟁사의 시가총액 규모는 한국 기업의 3.1배에 달했다. 글로벌 경쟁사의 평균 연구개발(R&D) 투자 규모(84억 달러)도 국내 기업(58억 달러)의 1.4배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쟁사를 앞선 것은 설비 투자 액수(1.7배)뿐이었다.
반면 평균 법인세 부담률은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사를 크게 앞섰다. 법인세 부담률은 기업이 세전 이익 대비 지출하는 법인세 비용 비율을 말한다.
한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률은 평균 25.7%로 글로벌 경쟁사 평균(15.7%)보다 10%포인트나 더 높았다. 예컨대 미국 애플의 지난해 매출액(3658억 달러)은 삼성전자(918억 달러)의 4배에 달했지만 법인세 부담률(13.3%)은 삼성전자(25.2%)의 절반에 불과했다. 미국 인텔도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791억 달러)와 비슷한 매출(790억 달러)을 올렸지만 법인세 부담률(8.5%)은 삼성전자(25.2%)보다 크게 낮았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법인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며 “기업 성장에 방해가 되는 대기업 차별 규제들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