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대변' 흘린 노인…"父 떠올라" 직접 청소한 사장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이미지투데이

영업 중인 동네 마트 매장을 돌아다니면서 대변을 흘린 70대 노인 손님에게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마트 사장의 사연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렸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업 중인 매장에 똥을 싸고 갔네요'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300평 정도 되는 동네 마트에서 21년간 일하다 보니 별의별 손님도 보고 직원도 많이 봤다"면서 "오늘은 너무 황당한 일을 겪어 이렇게 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해당 글 내용을 보면 점심을 먹고 매장으로 돌아온 A씨는 구린 냄새를 맡았고 직원에게 이유를 묻자 직원은 "조금 전 어떤 손님이 매장에 대변을 여기저기 싸놓고 가서 그렇다"고 답했다.


직원의 말을 쉽게 믿기 어려웠던 A씨는 직접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뒤 7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한 노인이 매장 곳곳에 대변을 흘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군다나 이 노인은 바지 사이로 떨어진 대변을 발로 차 여기저기 흩뿌려놓기도 했다.


A씨는 "직원들도 대변 치우고 청소하느라 힘들었다고 하니 괜히 미안했다"면서 "화나고 짜증 났는데 갑자기 얼마 전 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 아버지는 최근 대변을 참기가 힘들어 바지에 대변을 싼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나이가 들며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약도 없다는 말을 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버지 말씀을 떠올리니 화도, 짜증도 사라지고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직원들이 투덜거리기에 우리 매장 잘되라고 대변 보고 간 거라며 웃었다. 이후 락스물로 대걸레를 빨아 직접 청소했다"고 했다.


아울러 A씨는 "나도 50세를 넘어서자 여기저기 아프고 노안까지 와서 작은 글씨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며 "다시 한번 나이를 먹는다는 게 참 서글프게 느껴지는 하루"라고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사진이나 동영상은 보시는 분들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생략한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인배 사장님에게 좋은 일이 있을 듯", "오랜 시간 마트를 운영하는 이유가 있었네", "번창하시길" 등 A씨를 응원하는 의견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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