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가 있네"…몽골·동남아 한류팬 사로잡은 '이곳'

CU, 몽골 진출 4년 만에 200호점 개설
GS25·이마트24도 문전성시…매출 쑥
고급스러움에 다양한 상품군 등 성공요인
한국 편의점 현지화…'한글' 효과 톡톡

몽골CU 모이스점에서 고객들이 앉아 간식을 먹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지난 2년 여 동안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힘들게 했지만, 팬데믹의 위협에도 그 영향력이 결코 꺾이지 않은 존재가 있다. 바로 ‘한류’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팝 그룹과 ‘오징어게임' ‘갯마을 차차차’, ‘사랑의 불시착’ ‘등의 K드라마는 기나긴 단절의 시간 동안 랜선 등을 통해 전세계를 누비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류에 대한 관심은 한국 방문에 대한 희망으로 자연스레 이어졌다. 하지만 각국의 강력한 방역 정책 탓에 한류 팬들의 한국 방문은 쉽지 않았다.


이런 한류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곳이 있다. '한국 편의점’이다. 현지화가 아닌 철저하게 한국 스타일로 세계 각지에 진출한 K편의점은 한류 팬들에게 한국의 맛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BTS가 먹던 김밥"…TV서 본 K푸드 각광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가 지난 20일 몽골 진출 4년 만에 현지 200호점을 냈다. 100호점 달성까지는 26개월이 걸렸지만 추가 100개점을 더 내는 데는 18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CU의 몽골 편의점은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현지화 한 게 특징이다. 몽골에서는 젊은 층에선 K팝이 기성 세대 사이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인기다. 한류 콘텐츠를 통해 현지에 소개된 한국 식품들은 현지인의 마음을 관통했고, 편의점은 이를 기반으로 한국 상품들을 선별 입점시켰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인기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먹던 닭갈비, 김치 볶음밥, 토스트, 핫도그 등을 먹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이어졌다. 몽골식 찐빵인 보즈와 몽골 전통 만두튀김인 효쇼르도 한국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방식으로 판매해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즉석 원두커피인 ‘GET커피’의 인기도 뜨겁다. 하루 평균 점포당 200잔이 팔리는데, 몽골에서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는 데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CU관계자는 “커피 음료부터 음식까지 편의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편의점은 젊은 층의 데이트 장소로도 각광 받고 있다”며 “하루 평균 고객 수는 한국의 3배인 1000명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GS25 몽골 지점에서 고객들이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CU 뿐 아니라 GS25도 몽골 현지에서 호평 받고 있다. GS25는 지난 해 5월 니스렐점·초이진점·파크오드몰점 등 3곳을 동시에 열며 몸을 풀었다. 역시 GS25에서도 한국 즉석식품인 도시락, 김밥 등의 매출 구성비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젊은 층 마음 사로잡다…'K-편의점' 저력

말레이시아에서도 한국 편의점의 인기가 높다. CU는 지난 2020년 말레이시아 기업 마이뉴스 홀딩스와 손을 잡고 말레이시아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1호점 오픈 당시 엄청난 인파가 몰렸고,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편의점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이후 CU는 9개월 만에 50호점을 내며, 진출 초기에 세웠던 ‘1년 내 50개 점포 달성’ 목표를 3개월이나 단축했다.



말레이시아 켄팅에 위치한 CU아와나스카이웨이점 떡볶이 코너에서 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CU는 말레이시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 리조트이자 랜드 마크인 겐팅 하이랜드, 동남아 대표 휴양지로 꼽히는 페낭, 말레이시아의 경제특구인 조호바루 등 말레이시아 전역으로 세를 넓혔다.



이마트24 말레이시아지점에서 고객들이 즉석식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24

이마트(139480)24도 2020년 6월 말레이시아에 첫 발을 디뎠다. 현지 기업인 유나이티드 프론티어스 홀딩스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쿠알라룸푸르 방사사우스에 1호점을 오픈했다. 블랙 카운터와 클래식한 조명, 복층으로 구성된 넓은 매장, 카페 같은 분위기 등으로 현지 편의점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한류 음식인 컵밥과 떡볶이, 닭강정에 노브랜드 제품, 한국 뷰티 제품까지 진열하며 현지인들을 유혹했다.



쿠알라룸푸르의 세븐일레븐 점포. /사진제공=세븐일레븐

또 세븐일레븐은 2015년부터 국내 편의점 최초로 말레이시아에 자체 제작(PB) 과자 8종과 도시락용 김 등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K푸드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말레이시아 뿐 아니라 베트남에서도 한국 편의점의 인기가 범상치 않다. GS25는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 즉석 식품 등과 상품으로 고속 성장 중이며, 지난 해 말에는 개인 직영 1호점까지 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영어 대신 한국어로 된 간판, 상품 등을 도입한 점도 매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현지 한류 열풍이 여전히 강한 만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을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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