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체조 성폭력 피해자 "FBI가 부실수사"…1600억원 배상요구

"FBI의 수사 지연으로 추가 성범죄 피해자 발생했다"
FBI 사건 인지 이후에도 피해자 100여명 발생…총 265명

래리 나사르. AP연합뉴스

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라사르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13명이 부실 수사를 이유로 연방수사국(FBI)에 1000만달러(약 124억원)씩 총1억3000만달러(약 1615억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피해자 측 제이미 화이트 변호인은 "올림픽팀 주치의로 알려진 연쇄 강간범이 아무 제약 없이 어린 여성에게 접근한다는 의혹이 당시 있었다"며 "(FBI의 수사 지연으로) 가해자가 17개월간의 '공포 통치'를 더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BI가 사건을 인지한 2015년 7월 이후에도 100명 이상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미 법무부가 공개한 수사 기록에 따르면 나사르에 대한 첫 조사는 2015년 7월 이뤄졌지만 몇몇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절차가 몇 달간 미뤄졌다. FBI의 수사가 늦어지는 동안 라사르는 추가로 성범죄를 저질렀으며 밝혀진 피해자는 모두 265명에 달한다.


연방법에 따르면 국가 기관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 보상은 소송에 앞서 해당 기관에 먼저 요구해야 한다. 정부 기관이 6개월 시한 내에 내놓은 답변 내용에 따라 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


앞서 1986년부터 30년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로 일한 나사르는 2016년 11월 성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수십년간 여성 선수에게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다 2016년 피해자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수사를 받았다. 현재 복역중인 그는 2018년 성폭행 등 혐의로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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