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식당 가격표만 보면 여기가 대학가가 맞나 싶어요.”
물가 상승으로 학생식당은 물론 학교 인근 식당들이 가격을 올리면서 대학생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식재료와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학교 인근에서 생활하는 자취생들의 삶도 팍팍해지고 있다.
1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함께 캠퍼스로 돌아온 대학생들은 높아진 물가에 줄곧 한숨을 내쉬었다. 식재료 값 상승으로 인해 대학 내 학생식당과 외부 식당이 모두 가격을 올린 탓이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일대 대학 앞 식당들은 메뉴 가격을 최소 500원에서 최대 4000원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서울 광진구 건국대역 일대 식당들도 일부 메뉴 가격을 500원에서 1000원씩 올렸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A(21) 씨는 “물가가 너무 비싸 학교에 나와서 친구들이랑 밥 먹고 놀기가 벅찰 정도”라며 “용돈 40만 원은 전부 식비에 써야 해서 친구도 덜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에 다니는 B(25)씨도 “자주 가던 식당이 지난 달에 이미 메뉴 가격을 1000원 올렸는데 한 달 사이에 1000원을 더 올렸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대학가인데 학교 앞 식당 가격이 너무 비싼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각 대학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웬만한 식당은 음식 값이 최소 8000원이다”, “김밥이 한 줄에 4000원이다”, “집에서 해먹는 것도 사먹는 것도 모두 너무 비싸다”며 높아진 물가에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는 내용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음식값뿐 아니라 화장품, 치약,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등 생활용품 가격도 줄줄이 오르면서 자취생들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는 지난달 이미 가격을 인상했고, 대형 업체들도 지난 달 25일부터 로션, 팩트 등 일부 제품가를 평균 10% 올렸다. 경기 용인시 단국대 인근에서 자취하는 C(23)씨는 “생활비를 직접 벌어서 써는 처지라 식재료값과 생필품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친구들과 커피 마시고 영화보는 것도 사치스럽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앞으로 월세·관리비 같은 주거비용이 오를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홍익대 인근에 거주하는 대학생 D(24)씨는 “자취방 관리비가 11만원 정도로 비쌌는데 이보다 더 오를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