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대면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이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다. 최악의 구인난으로 직원은 적은데 업무는 늘어나 일손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31일 고용노동부의 2021년 하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의 인력 부족률은 5.4%로 전체 산업 중 두 번째로 높다. 코로나19 기간 중 근로자 상당수가 플랫폼 기업 등으로 옮긴 데다 엔데믹 이후 대면 소비가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인력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CGV 아르바이트생 ‘미소지기’로 근무하는 A 씨는 최근 급증한 업무량으로 심각할 정도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우리 매장의 5월 하루 평균 관람객이 1~4월에 비해 4배에서 최대 10배까지 급증했다”며 “취식 제한이 풀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매점을 이용하고 있는 데 비해 직원은 한없이 부족해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 동대문구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박 모(22) 씨는 “거리 두기가 완화되기 전에는 점심 피크타임에도 홀이 꽉 차지 않았지만 이제는 홀이 꽉 차다 못해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을 수도 없다”며 “대기 시간도 최소 15분 이상이라 업무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근무하는 고 모 씨도 “출장 등의 이유로 숙박하는 외국인 고객이 늘어나면서 업무가 2~3배 증가했다”며 “고객들과 e메일로 소통하는 등의 업무도 늘어 다들 힘들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지만 공급은 크게 부족하다. 실제 거리 두기 조치가 해제된 후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구인 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에 따르면 거리 두기가 해제된 후 4월 18일부터 5월 17일까지 한 달간 올라온 알바 모집 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다. 2020년 동기 대비로는 144.3% 급증했다.
구인 공고에도 직원은 제대로 충원되지 않고 있다. 업무가 갑작스럽게 증가하면서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들이 다른 분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잦다. 서울 종로구의 PC방 아르바이트생 윤 모(24) 씨는 “거리 두기가 완화된 뒤 200석 자리가 꽉 찰 정도로 정말 바쁘다”면서 “시급을 최저 시급보다 더 많이 줘도 알바가 구해지지 않고 하루 일하고 도망가는 사람도 너무 많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사장 B 씨도 “코로나19가 심할 때는 수입이 적어 혼자 일하다가 이제 알바를 좀 구해보려고 해도 아예 구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거리 두기 조치가 지속된 지난 2년간 노동시장 인력 구조가 바뀌면서 심화된 인력 미스매치가 빠르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달 등 플랫폼 노동이 활성화되면서 대학생들도 플랫폼 쪽으로 옮겨간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청년 대상 현금성 지원도 늘어나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