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만에 국제선 정상화…설레는 관광·면세업계

■ 8일부터 모든 입국자 무격리
태국 관광객 178명 제주 입국
비행 금지시간 등 전면 해제
호텔 등 엔데믹 특수 기대 커져
원숭이두창 유입·재유행 우려도


정부가 팬데믹의 안정화 추세에 해외 입국자의 격리 의무를 없애고 각종 항공 규제를 해제하기로 함에 따라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주요 국가의 국제 노선 재개 흐름까지 더해져 관광·면세·호텔 등 관련 업계의 ‘엔데믹 특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관광객 178명을 태우고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이날 오전 9시께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이 항공편은 2020년 4월 6일 인천국제공항 검역 일원화에 따른 입국 제한 조치가 시행된 후 2년 2개월 만에 제주공항에 도착한 국제 직항 노선이다. 정부는 올 4월부터 외국인 백신 접종자에 대해 입국 격리를 면제했는데 이는 코로나19 검사 시설이 완비된 인천국제공항에만 한정됐었다. 그러나 이달부터 규제 완화 차원에서 김해·양양공항 등 지방 공항도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면제했고 이에 따라 이날 제주로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직행할 수 있었다. 주관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태국 현지에서 한국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다”며 “관광객 모집 20일 만에 178명을 모두 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이날 중대본 회의를 통해 8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입국 격리를 없애고 국토교통부가 인천국제공항 비행 금지 시간(커퓨)을 전면 해제하기로 함에 따라 관광 유관 업종의 회복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2019년 1750만 명에 달하던 방한 외국인은 코로나19 확산과 각국의 방역 강화로 2020년 252만 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 97만 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여행사 노랑풍선의 한 관계자는 “늘어날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상품 개발에 힘쓰고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면세점이 대대적인 상품기획(MD) 개편에 나선 가운데 롯데면세점은 최근 내·외국인 VVIP·VIP 전용 라운지를 1년 반 만에 다시 열며 ‘큰손 고객 잡기’에 나섰고, 신라면세점은 필리핀 여행사 대표단을 초청하는 등 국내외 여행사와의 네트워크 재구축에 나섰다.


방역 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서울뿐 아니라 제주 등 주요 지역 관광 권역에서도 커지고 있다. 신라면세점 제주국제공항점은 국제선 운항 재개에 맞춰 다시 문을 열었다. 팬데믹 기간 내국인 여행객을 흡수하며 전략적인 확장에 성공했던 호텔 업계도 외국인 특수에 따른 호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20년 말 오픈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올해 5월 총 129억 5885만 원의 매출을 올려 ‘개장 후 월간 최대 실적’을 썼다. 이는 내국인 방문객에게서만 나온 수치로 하반기에는 외국인 방문객 효과까지 더해져 실적이 더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파르나스호텔과 JW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리조트들은 연내 제주 오픈을 줄줄이 예정하고 있다.


물론 입국 시 격리 의무 해제에 따른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해외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증가할 경우 국내에 유입될 수 있고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격리 해제를 하게 됨에 따라 다소간의 위험도 증가는 발생할 수 있으나 국내 방역 상황을 볼 때 상당히 많은 인구 집단이 면역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격리를 전면적으로 해제하는 것이 방역 상황에 미치는 영향보다 국민경제에 주는 효과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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