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사진) 여신금융협회장이 윤석열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되면서 남은 금융 당국 수장과 금융 기관장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임기가 끝났거나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가장 눈길이 가는 자리는 금융감독원장이다. 검찰 출신인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주위에 고사 의사를 밝혔음에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장검사는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분류되며 검사가 되기 전 공인회계사 시험에도 합격한 인물이다. 다만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한때 금융 당국 출신인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이 급부상하기도 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동걸 전 회장이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산업은행 회장직에 누가 앉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초기에는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다가 노조의 반대 등에 부닥치면서 안개 속에 빠졌다.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차기 산업은행 회장은 내·외부의 반발을 누르고 윤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부산 이전을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한다.
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내정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맡았던 이력에 발목을 잡혀 결국 무산됐다. 이런 해프닝을 겪은 탓에 윤 행장이 내년 1월 2일까지인 임기를 지킬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장관급 요직으로 가는 통로로 여겨지는 수출입은행장직에 누가 올것이냐도 관전 포인트다.
이 밖에 한국신용정보원, 신용보증기금도 후임자 선임 절차가 미뤄져 있는 상태다. 6대 금융협회장 중에는 금융위원장을 배출한 여신금융협회가 회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