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이재명만 살아남고 당은 죽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가 사무실 앞에 '대자보' 도배를 당한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상당히 조직적이다. (배후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8일 전파를 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역구 사무실 앞 대자보 논란을 두고 "최근 문자 폭탄을 포함해서 여러 공격을 받는 등 점점 강도가 세지고 있다가 드디어 문을 봉쇄하는 그런 대자보까지 붙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직접 찾아와서 항의도 한다"며 "(문자는) 하루에 기본적으로 1000통, 많을 때는 2000통까지 받고 있다. 과거에도 받아왔지만 갈수록 폭력적으로 되어 걱정"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홍 의원은 또한 "당내에서도 이런 정치 문화가 계속된다면 심각한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면서 "이런 것들을 말리고 비판해야 할 영향력 있는 어떤 사람들은 잘한다는 식으로 있다 보니 갈수록 더 심해진다"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홍 의원은 '배후가 있다고 본다는 말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덧붙여 홍 의원은 "예를 들어, 원내대표 선거라면 '누구를 찍어라', 이번 국회의장 선거 때도 '누구를 찍어야 된다'는 식"이라며 "상당히 조직적으로 당내에서 어떤 정치적인 결정을 해야 할 때는 어김없이 그런 것들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인천 부평구에 있는 홍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 출입문 앞에는 홍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힌 대형 대자보가 붙었다.
3m 가량 길이의 대자보 내용을 보면 '치매가 아닌지 걱정'이라는 문구와 함께 중앙치매센터 상담 전화번호가 적혔다. 뿐만 아니라 홍 의원의 인지도를 언급하면서 '시기, 질투에 눈 돌만 하다'고 비판하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홍 의원은 같은 날 전파를 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이번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면 우리가 패배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의원의 인천 계양,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의 출마"라면서 "'우리 당의 모든 사람들이 원했기 때문에 출마를 했다' 이러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선거가 코앞에 있기 때문에 그동안 문제제기를 못했지만 평가를 하게 되면 책임을 지는 것 아니냐"고 공개적으로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했다.
홍 의원은 지난 3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한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서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고 적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