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해 물류 현장이 극심한 혼란을 빚는 가운데 의약품 물류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제약사들은 대부분 자체 물류 시스템을 운영하고 중소형 제약사들도 외주 물류 업체를 활용할 때 가급적 화물연대 비가입사들과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신속성과 안정성이 생명인 의약품의 원활한 배송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9일 “의약품 물류는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통사 대부분이 자체 차량으로 일용직 없이 정규직·계약직 직원을 채용해 운영하고 있어 이번 파업에 영향이 없다”며 “콜드체인을 포함해 작은 물량을 적시에 자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화물기사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실제 대형 제약사들은 아예 자체 차량을 확보하고 화물기사를 직고용해 물류망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포함해 다양한 의약품을 유통하는 유한양행(000100)은 43대의 차량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백신과 혈액제제를 생산하는 녹십자(006280)도 온도 조절이 가능한 60대 이상 자체 운송 차량으로 시스템을 갖췄다. 박카스를 생산하는 동아제약은 정규직 영업 사원들이 직접 박카스 로고가 붙은 회사 차량을 몰고 수주와 납품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 중소형 제약사들이 계약을 맺은 유통사들은 대부분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곳들이다. 한 중소 제약 업체 관계자는 “의약품은 원활한 수송과 배송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정적인 물류 시스템 확보가 중요하다”며 “의약품 부피가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개인 화물을 쓸 필요가 없어 대부분 화물연대 비가입 운송 전문 업체와만 계약을 맺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