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겁이 많이 납니다. (관객 1000만명 돌파가) 좋고 안 좋고를 떠나서 너무나 큰 충격이기도 했어요. 열심히는 하고 싶은데, 다음엔 얼마나 더 잘해야 할지 걱정도 되고요. 제작 중인 3편도 2편 못지않은 영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너무 들뜨지 않으려 합니다”
이상용 감독은 데뷔작 ‘범죄도시2’로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신인 감독으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하는 보기 드문 주인공이 됐지만 “마냥 좋을 수만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범죄도시2’가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에도 이달 중 크랭크인하는 3편의 출연진 오디션 중이었다는 그는 13일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 내내 “얼떨떨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영화산업이 침체되면서 영화 투자가 예전만큼 안 되는 걸로 안다”며 “이번 기회로 개봉을 못한 영화도 영화관에 걸리고, 투자도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마동석이 없었다면 영화가 개봉을 못했을 것이다. 마블 영화 ‘이터널스’ 출연 후 해외 선판매도 늘어나며 힘을 받은 덕”이라며 흥행의 공을 그에게 돌렸다. 마지막 액션 장면을 버스에서 진행한다는 아이디어도 마동석이 내놓았고, 덕분에 막판 갑갑함이 터지는 듯한 연출이 가능해졌다. 악당인 강해상 역할로 나온 손석구도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인기와 맞물려 흥행에 탄력을 줬다. 이 감독은 “손석구를 제작사 대표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며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를 보고 매력적 배우라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여러 가지 눈빛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입봉 작품부터 흥행에 성공한 감독이 됐지만, ‘범죄도시2’는 베트남 해외촬영이 코로나19 탓에 크랭크인 직전 무산되는 등 제작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작업을 마친 후에도 언제 개봉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데뷔가 이렇게 힘든가 생각했다”는 이 감독은 “개봉일이 잡혔다는 것 자체로 좋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1편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못 만든 영화는 아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덧붙였다.
그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흥행 요인을 묻자 주저 없이 마석도 캐릭터의 확고한 존재감을 꼽았다. 주인공 캐릭터가 확실하기 때문에 사건이 벌어지고, 악당을 추적하고 잡는 과정에서 변화를 주는 시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이르면 이달 중 ‘범죄도시3’의 촬영을 시작한다. ‘범죄도시2’ 개봉 전부터 감독에 낙점된 그는 준비작업 때문에 영화의 흥행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대략의 내용도 살짝 공개했다. 그는 “일본 야쿠자가 한국에 넘어와서 범죄를 저지르는데, 마석도가 그 수사를 맡는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