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극빈국에 식량 수출 막지 말라” WTO에 촉구

물가 낮추려 밀·설탕 수출 규제한 인도 비판
아프리카 극빈국 식량 80%·곡물 92%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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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13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정상들에게 인도주의 목적으로 수출하는 식량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대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식량 부족에 시달리는 수천만 명이 굶주림에 직면할 우려가 커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이 막히면서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극빈국, 식량 순수입 개발도상국, 유엔 지원에 의존하는 국가를 언급하면서 “2020년 아프리카 국가는 식량의 80%, 곡물의 92%를 대륙 밖에서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빈국이 사들이는 필수 식량,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비상업적 인도주의 목적으로 구매하는 식량에 대해서는 WTO 회원국이 수출 규제를 가급적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바첼레트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인도가 자국 내 수요를 충당하고 물가를 낮추기 위해 밀에 이어 설탕 수출에도 빗장을 건 가운데 나왔다. 그는 WTO 회원국이 경쟁을 제한하거나 공정하지 않은 관행에 맞서는 데 유엔 지도부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식량이 부족해지는 와중에 필수 식량을 비축해두는 것은 모두를 위한 식량 안보를 가로막고, 식량 접근권에도 위배된다"고 했다.


EU도 인도를 압박하고 나섰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수석부집행위원장은 13일 피유시 고얄 인도 상무 장관과 양자 회담을 가졌다고 밝힌 뒤 "우리는 이번 WTO 각료회의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모든 회원국이 포부와 약속을 동일하게 내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5년 만에 열린 이번 WTO 각료회의는 지난 12일 개막해 15일까지 이어지며,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유예, 수산보조금 금지, 식량·에너지 위기 해소, WTO 개혁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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