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과의 군사행동 대비하나…軍 해외작전 근거 마련

'非전쟁 군사행동 개요' 15일 발효
재난지원·해상 호위 등 임무수행
무력사용 규모는 제한한다지만
일각선 "대만 무력 침공할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쟁 상황이 아닌데도 인민해방군이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근거를 담은 명령에 서명했다. 전쟁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렸지만 중국이 대만과의 군사행동에 대비해 포석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이 전날 서명한 '군 비전쟁 군사행동 개요'가 15일부터 발효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6장 59조로 구성된 개요는 중국군이 재난 구호, 인도적 지원, 호위, 평화 유지 등의 임무를 평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제공한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신시대 중국식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를 견지하고 군사력 강화 사상을 철저히 구현하며, 전반적인 국가 안보 개념을 유지하고, 위험과 도전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비전쟁 군사활동에 재난 구호나 인도적 지원, 해상 호위, 평화 유지 등 무력 사용 규모를 제한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강화하는 작전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군의 해외 작전 수행 시 지역 불안정의 파급 효과가 중국에 미치는 것을 방지하고 석유 등 전략 물질의 운송 경로를 확보하거나 중국의 해외 투자, 프로젝트 및 인력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한 군사 전문가는 “인민해방군은 지난 수년간 중국 내 자연재해로부터 시민들을 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중국군이 때때로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 등에서 호위, 대테러, 해적 퇴치, 평화 유지 등을 통해 재난 구호와 인도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국가 주권과 안보 등을 이유로 대만과 전쟁을 벌이는 상황을 대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이 특수군사작전을 빙자해 사실상의 전쟁인 대만 무력 침공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할 때 중국군의 상륙 저지에 효과적인 품목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올봄 미국·대만 비즈니스 평의회와 진행한 회의의 회의록 개요를 입수해 미국 측 관리들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지침에서 '비대칭 무기' 판매를 우선한다는 방침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비대칭 무기는 군사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상대에 대항하기 위해 △민첩하게 이동이 가능하고 △가격이 저렴하며 △침공 작전 대처에 효과적인 무기다.


신문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정권이 대만에 제공할 무기의 우선순위를 매기게 된 배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미국은 대만에 구매를 추천할 우선 판매 대상을 20개 정도 선정하고 이르면 이달 중 열릴 양국 전략대화에서 무기 공급에 관한 막바지 논의를 벌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