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브랜드들이 파죽지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컴포즈커피’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전국에 1570개 매장을 둔 컴포즈커피는 전체 커피 브랜드 중 점포 수 기준 4위, 저가 브랜드 중에서는 메가커피에 이은 2위 업체다. 지난해 메가커피가 새로운 주인을 찾으면서 컴포즈커피의 매각 성사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컴포즈커피는 매각 주간사 케이알앤(KR&)파트너스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매각 대상은 김진성 대표이사가 보유한 제이엠커피컴퍼니 지분 100%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2500억 원에 인수를 타진하는 등 다수의 사모펀드(PEF)가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컴포즈커피는 이달 현재 가맹점 수가 1570개다. 기존 4위였던 투썸플레이스(약 1500개)를 제쳤다. 2014년 7월 부산 경성대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1000호점을 냈고 1년도 채 안돼 500여 개를 더 늘렸다. 스타벅스 매장 수가 최근 1년 새 100여 개 정도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 컴포즈커피가 스타벅스(1680개)를 제치고 3위 자리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 공개서에 따르면 컴포즈커피의 가맹사업자의 평균 매출액은 2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은 780억 원으로 전년 매출액(272억 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00억 원으로 직전년도 영업이익(68억 원)과 비교해 가파른 성장세를 그려왔다.
다만 컴포즈커피는 저가커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더 이상 자체 성장이 어렵다고 보고 이번 매각을 결정했다. 경쟁 브랜드들도 무섭게 몸집을 불리고 있어 컴포즈커피가 그간의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기가 사실상 힘들기 때문이다.
저가 1위 메가커피는 이달 16일자로 1878호점이 오픈한다. 2015년 12월 창업한 메가커피 매장 수는 2020년 7월 1000개, 지난해 9월 1500개를 넘어선 뒤 올 초 스타벅스를 제쳤다. 최근 9개월 사이에만 무려 매장 수가 400개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이디야(약 3000여개)에 이어 두 번째로 연내 2000호점 돌파는 무난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부산에 1호점을 오픈한 더벤티도 올 4월 900호점을 달성했다. 최근 3년 새 연평균 45% 이상 매장 수가 늘고 있고 공격적으로 수도권으로 확장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자가 증가하면서 가격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 커피를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 커피 프랜차이즈의 사업 차별성 역시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점주도 “다른 브랜드 커피가 불과 15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최근 장사를 시작했다"며 "손님이 분산 돼 나중에 가게 운영에 지장을 받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각 성사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매각을 추진한 메가커피는 1400억 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면서 식자재 수입 및 유통 기업 보라티알(250000)과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았다. 당시 코로나19 장기화로 식음료 분야의 매력이 낮아지자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가격 눈높이 격차가 변수로 거론되기도 했다.
사업 차별성이 거래 성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모회사인 제이엠커피컴퍼니는 1999년 JM통상으로 시작해 커피 머신 판매와 납품 사업을 이어왔다. 이후 커피 원두 제조 사업에 뛰어들면서 자체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컴포즈커피 원두 유통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스페셜티 커피를 중심으로 판매하는 제이엠커피로스터스 카페도 부산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다수의 원매자가 인수 의향을 표하기는 했지만 매각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