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기부장관 "우리 기술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2031년 달 착륙선 쏘겠다"[서울포럼 2022]

■특별연설 :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공공부문 우주기술 민간 이전하고
생태계 키울 재정·세제 지원 확대
발사체 개발에는 1.9조 통큰 투자
뉴스페이스 글로벌 경쟁 본격 가세

15일 서울 광장동 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서울포럼 2022’에서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 도약을 다짐하는 가로 10m 길이의 족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최영범(왼쪽부터)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김종암 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대표이사 부회장, 이태식 차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박 전 의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정상화 공군 참모총장, 김분희 여성벤처협회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권욱 기자





“8월 대한민국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를 기반으로 (미국 주도 세계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을 비롯한 국제 대형 우주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한국형 발사체(누리호)의 고도화와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통해 9년 내 우리 발사체로 달 착륙선을 보내겠습니다.”


이종호(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5일 열린 ‘서울포럼 2022’ 개막식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2031년을 목표로 달 착륙선을 개발해 우주탐사의 기술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누리호의 후속 모델인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해 달 착륙을 추진할 방침으로 당초 문재인 정부에서는 2030년 착륙을 목표했으나 새 정부 들어 1년 연기됐다.


이 장관은 “우주선진국의 우주탐사 활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우주기술 역량을 산업 촉진의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기업들이 뉴스페이스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공공 부문 기술의 민간 이전 촉진, 재정·세제 지원, 우주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통해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달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이 기업에 잘 이전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가 우주로 진출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우주자원·우주안보의 중요성이 증대함에 따라 우주개발에 참여하고 우주협력을 모색하는 국가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발사가 취소된 누리호 2차와 관련해 “이후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독자적으로 실용급 위성 발사가 가능한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실은 3단 로켓이 사출하는 위성이 목표한 지상 700㎞의 저궤도에 제대로 들어왔는지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누리호는 2010년부터 항우연과 300여 개 기업이 발사대 건설부터 시스템 설계, 엔진 생산·조립을 모두 국산 기술로 만들었다.


단 향후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다고 해서 당장 지구 저궤도와 정지궤도(3만 6000㎞ 고도)에 우리가 원하는 위성을 맘껏 쏘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당장 8월 4일 우리가 처음 발사하는 달 궤도 탐사선도 미국 플로리다로 보내 스페이스X 발사체를 이용하게 된다.


이 장관은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통해 앞으로 5년간 3~6호를 추가 발사해 신뢰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상반기 차세대 소형 위성 2호, 2024년 초소형 위성 1호, 2026년 초소형 위성 2∼6호, 2027년 초소형 위성 7∼11호 등을 탑재한다. 누리호 6차 발사부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기업이 발사체 총조립·시험·발사운영을 주도하게 된다.






정부는 현재 2023년부터 2031년까지 1조 9330억 원을 투자해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을 하기 위한 예비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누리호로는 3톤급 대형 위성의 저궤도·정지궤도 안착, 달 착륙선 발사, 화성·소행성 등 심우주 탐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리호의 추진력과 운송 무게를 늘리고 재사용 기술 확보에도 나서야 한다.


이 장관은 “차세대 발사체, 위성 등 첨단 우주개발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고성능 우주부품의 국산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핵심 기술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 역량을 갖추겠다”고 역설했다. 2035년까지 정지궤도 위성 3기, 경사궤도 위성 5기 등 총 8기 위성을 발사해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을 구축, 자율주행차·도심항공 등 첨단산업과 군용 시장의 첨단화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우주안보에 대한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소형 위성, 중대형 위성을 통한 고빈도·정밀 지상관측과 레이더 등을 통한 우주환경 감시 등 우리의 우주자산이 안보에 기여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주발전을 위한 현안인 항공우주청 신설 추진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공약인 항공우주청을 경남 사천에 만들기로 했을 뿐 아직까지는 항공우주청의 위상과 권한·소속, 나아가 연구개발(R&D) 기관 간 협력과 역할 분담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 이 장관은 “(발사체 등) 우주기술은 전략 기술로 국가 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어 과학기술, 경제 전략, 국가 안보 차원에서 자립이 꼭 필요한 분야”라며 “첨단 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민간 우주산업 육성과 정책 발굴에도 지속적으로 힘써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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